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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흔적

다물도, 생명과 인심이 넘치는 곳.

by onHappy 2014.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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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물도, 낚시의 천국, 우럭의 산지.

2) 다물도, 홍합의 고귀함.


이번 출장은 흑산도 다물도.
다시 땅을 되찾을 곳이라는 뜻이라 사전에 명시되어있지만, 풍부한 해산물덕에 물지가 많아 다물도라는 이름이 더 어울리는 곳이다.



홍합을 촬영한다는 말에 조금 의아한 느낌이 든다. 그 유명한 다물도 낚시를 촬영하는 게 아니고 홍합이라니?
다물도는 참돔과 농어 그리고 우럭이 유명한 곳 아니던가?

이른 아침 장비를 챙겨 목포항 여객터미널에 도착했다.
신분등이 없으면 표를 내줄 수 없다는 선사의 말에 망연자실. 세월호 참사이후로 강화된 규정때문이란다.

다행히 핸드폰으로 전송된 사진으로 표를 구하고 망망 대해를 향해 물살을 가른다. 지난해 쾌속선 뿌연 창으로 봤던 농어떼가 떠오른다. 멸치를 쫒아 무리를 지어 사냥에 나선 시커먼 구름이 물속에서 빠르게 움직이며 잔잔했던 수면을 멸치들의 공연장으로 만들었다. 수많은 멸치들이 살기위해 공중으로 솟구쳐 올랐고 햇살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비늘 하나하나를 반짝여주었다.

지금쯤 다물도 농어낚시가 시작됐을텐데...

이윽고 쾌속선이 바다위에 멈춘다. 종선으로 갈아타고 쾌속선과 갈라진 길을 따라 우린 다물도로 들어간다.

-다물도를 들어가려면 이 종선을 이용해야 한다. 임심좋은 두 부부께서 운영하신다.

수없이 빽빽한 가두리 양식장. 모두 우럭이 자라는 틀이다. 이 작은 섬의 주수입원은 가두리 양식과 주낙과 통발로 낚아올리는 수많은 어종에 있다. 덕분에 젊은 사람들이 많아 섬은 쓸쓸하지않고 활기가 넘쳐난다.

마침 해녀분들이 바다에 나갔다는 소식에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간다. 여기저기를 다녔지만 해녀는 보이지 않는다. 대신 웅장한 다물도와 부속 섬들의 자태가 우릴 구경했다. 마치 " 뭐하는 냥반들인데 여까지 나왔소?"하고 물어보는듯하다. 수많은 능선과 동굴들을 지나쳐 드디어 해녀를 만났다. 아니, 바다의 남자 해남도 계셨다. 오늘은 물때가 좋지않아 성게나 전복대신 소라를 줍는다 하셨다.

그 양이 어마어마하다.




-해녀가 잡아올린 성게와 전복. 소라. 게.

다시 섬으로 돌아오는 길, 우릴 테워주신 마을 어르신께서 농어나 한 마리 낚고 가자하신다.
던지자마자 엄청난 놈이 물고 늘어진다. '70은 되겠다'라고 생각하며 뜰채를 찾는데 그만 줄이 터졌다. 어르신의 표정에서도 아쉬운 빛이 서린다.




마을 입구 가두리에 도착하니 해녀분들이 벌써 도착해 전복과 김밥으로 끼니를 떼우고 계셨다, 한 입 하고 가라는 말씀에 자연산 전복을 허겁지겁 주워먹는다. 서로를 바라보녀 '이 전복은 왜 이렇게 맛있지?'라는 생각을 놀란 눈으로 교환한다. 걸신같은 우릴 보고 한 해녀께서 귀한 전복을 더 썰어주신다. '뚝'하고 반으로 썬 전복을 손으로 집어들고 우걱우걱 씹는다. 


순간 완도 전복이 떠오른다. 끝도 안 보이게 늘어선 가두리 양식장, 그덕에 황폐화된 바다에서 반 이상이 폐사하고 간신히 살아남은 전복들. 그 맛은 과거와 달리 비리다. 9년 전, 5년 전, 지난해 방문했던 완도의 한 고장은 욕심만큼이나 전복의 맛이 떨어지고 인심역시 사라지고 없었다. 세계 어디서나 더불어 사는 일은 돈 앞에서 쉽게 허물어지고만다. 사람이 사람이 아닌 돈으로 환산되기 때문이다.


전복으로 배를 꽉 채웠는데 배를 태워주신 어르신이 농어대신 먹으라며 가두리에 보관해두던 자연산 우럭과 장어를 내주신다. 몸둘바를 모르겠다. 그저 열심히 일해서 다물도를 잘 홍보해 드리겠다는 말씀밖엔 드릴 게 없다.

도착하자마자 밥상을 받는다. 감동스럽다. 계속 입맛에 맞을지 모르겠다는 아주머님의 걱정과 달리 음식은 신선하고 보기에 좋았으며 맛은 더더욱 좋았다. 전복으로 배를 상당히 채웠음에도 밥이 끝없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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