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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의 진정한 혁신. 이젠 사방을 보는 영상이다.

by onHappy 2015.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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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간 고프로 홈페이지에서 발견한 페이지다. Spherical Soultions라는 글귀가 주목을 끈다. 

이게 뭘까? 페이지 동영상 초기화면엔 배와 돌고래로 보이는 생물이 나와있다. 

대략 구형기술로 해석해보지만 영 감이 안 잡힌다. 

일단 모르면 플레이.


일반적인 동영상이다. 

쩝. 별거 아니구만. 

동영상은 바다, 하늘, 절벽 세가지 시퀀스로 나뉘어져있지만 워낙 세계 곳곳에서 찍은 동영상이 범람하는 시대에 사는 행운으로 푸른 바다와 파란 창공, 절벽을 내려가는 등어리들은 별 감흥이 없었다. 


그래서 유튜브에서 검색해봤다. 


이런식으로 영상을 구부려 마치 구형으로 접어지는 수많은 동영상들이 쏟아져나왔다. 

지난해 이미 뉴스에서 봤던 동영상들이다. 

(요즘 뉴스는 나라의 문제와 국민 삶의 추락엔 별 신경을 안 쓰고 유튜브에서 인기 동영상을 끄집어 오는데 더 큰 힘을 들인다.)


별 기술도 아닌데 뭐 페이지까지 만들었나 싶었다. 

다시 찾아간 페이지. 

http://ko.gopro.com/spherical


어라? 이제보니 신기한 고프로가 보이네? 


고프로로 육면체를 만들었다. 

순간 정신이 번쩍 든다. 

이건... 마술이다. 


동영상을 다시 재생한다. 

분명 어딘가에 위아래옆 동영상을 볼 수 있는 버튼이 있을 거야....

클릭하면 그쪽 영상으로 넘어가겠지!! 이거 대박이군!!


그러나 어디에도 버튼이 없다. 

일반적인 동영상은 흘러간다. 

에이... 뭐냐 이거. 하는 순간 동영상에 마술이 부려졌다. 



이 화면을 드레그하면 



이렇게 구도가 바뀐다.



완벽히 반대쪽까지.



이런 영상이 마우스로 움직이면 



이쪽도 보여주고 



저쪽도 보여준다. 



위도 아래도 모두 볼 수 있다. 물론 끊어지지 않는 동영상으로 말이다.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일을 스포츠 카메라 전문 회사 고프로가 실현시킨 것이다. 

그 작은 몸으로 HD영상으로 깨끗하게 담아내고 비싼 수중카메라와 하우징을 차례로 무릎꿇게 만들더니 이런 대박 사고를 또 쳤다. 


웹 초기땐 버츄얼 스튜디오같은 기술이 각광받았다. 

각지의 유적지와 문화재, 박물관이 웹으로 옮겨지기 바빴고, 제작 회사는 실사같은 박물관이라는 둥 호들갑을 떨며 국가 예산을 따갔다. 

한두해만에 사용자는 급감했지만 언론에서는 신기술이니 가상체험이니하는 말로 흘러간 기술을 찬양했다. 


물론 마차가 나와야 차가 만들어지고 로켓이 쏘아지는 게 기술 진보의 순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IT라는 건 하드웨어 (그것도 외국의 카피품을 만들거나 외국 제품의 부품을 만드는 것)에만 열중했고 소프트웨어에선 참패를 면치 못했다. 가상현실이라는 단어가 IT를 대표했던 기간들을 보면 알 수 있다. 그 잘난 가상 현실이 지금 무엇으로 변했는지 우린 알 수 없다. 그저 브라우저를 켤때마다 습관처럼 깔아야 하는 엑티브엑스를 까는 실력만 늘었을 뿐이다. 


우리가 경직된 두뇌로 국가 예산에만 군침흘리는 동안 외국 기업들은 스마트폰을 만들고 스마트 워치를 만들었고 드론을 만들어냈다. 

물론 그 기계들에 들어가는 OS와 어플들도 쏟아졌다. 그 결과 산업의 규모와 질의 차이는 걷잡을 수 없이 벌어졌다. 아마존에서 드론으로 택배를 보낼 때 우린 엑티브엑스를 깔며 옥션과 11번가를 증오했고 고프로에서 소형 카메라를 개발했을때 대적할만한 무엇도 가지고있지 않았다. 애플이 뭔가 만들면 따라 만들었다 망했고 이젠 중국의 벽조차 넘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 


이번에 고프로에서 발표한 구형 영상 기술은 우리 나라 대기업이 TV를 구부리는 동안 개발됐다. 과연 2차원의 영상을 조금 더 입체적으로 보이기 위해 그동안 만들던 TV를 구부리는 데 심혈을 기울이는 게 우리의 벽이라면 고프로팀은 그냥 입체적인 영상을 만들어버렸다. 

이 기술이 앞으로 어떻게 쓰일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아마 관광/홍보 산업에서 가장 반색할 것이다. 이제 셀카는 필요 없는 시대가 성큼 와버렸다. 놀라운 광경을 찍으며 흡족해하는 내 모습도 함께 찍히니 말이다. 더 작아진다면 내시경에도 쓰일 것이다. 내시경 카메라는 앞만 보는 환계가 있었으니까. 



이 영상은 고프로가 인수한 Kolor라는 회사의 기술 소개다. 

중간중간 F1머신의 질주가 보인다. 이제 당신이 이 차의 옆을 보고싶다면 마우스로 드래그하면 된다. 사방을 확인하며 달리는 F1 머신. 이게 영상기술로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 기술은 세계 동영상 시장의 판도를 흔들 것이다. 유튜브에 올라올 영상들을 상상해보라. 

스포츠에 이 기술이 접목된다면 우린 공을 던지는 투수와 배트를 휘두르는 타자 사이에서 그들을 번갈아 관찰할 수 있다. 축구/ 수영/ 체조 등등 올림픽 모든 종목에서 이 기술은 눈부신 영상을 선사할 것이다. 공연영상도 마찬가지다. 가수와 열광하는 펜들을 하나의 영상에서 돌려보며 볼 수 있다. 블랙박스에선? 모든 각도를 볼 수 있는 블랙박스. 생각만해도 굉장하지 않은가? CCTV는 어떤가? 시야가 닿는 모든 곳을 확인할 수 있는 CCTV말이다. 사각지대란 있을 수 없다. 


다음 분야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겨보겠다. 우리가 볼 수 있는 것. 모든 것을 사방 영상으로 담을 수 있다면 그 얼마나 멋진 세상이 펼쳐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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