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점과 단점을 이야기 하기 위해 빠르게 내 캠핑 역사를 훑어야 한다. 카라반과 함께 한 건 아마도 2015년부터였을 것이다. 거의 새것과 다름없는 스터커먼 스탈렛 400cp를 영입, 노지와 캠핑장을 잘 다녔다. 그동안 텐트치며 다니던 캠핑에 비해 큰 만족감을 느꼈다.
노지 전문 캠퍼, 새것같은 중고 카라반을 구입하다.
카라반을 구입하기로 결정한 건 둘째가 태어나 삐약거릴 때였다. 노지를 좋아하던 내게 와이프는 편한 잠자리가 가능한 캠핑을 요구했다. 카라반을 사자는 뜻이었다. 한 6개월 가량 주말마다 캠핑장을 돌아다니며 당시 굴러다니던 거의 대부분의 카라반을 구경하고 타봤다. 카라반 오너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가장 좋은 선택이 뭘까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결국 우린 급매로 나온 스탈렛 400CP를 보자마자 계약했다. 레이아웃과 내외부 상태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아이들이 크며 업그레이드도 고민했지만 바쁜 업무가 어느정도 지나가면 하자고 생각하며 세월을 지나보냈다. 그런데 바쁜 업무가 더 생겨났다. 캠핑 가는 횟수가 급격히 줄었다. 2021년엔 추석기간 한 번이 전부였다. 올해는 한 번도 운영을 못했다. 한 달에 한 번 세차만 열심히 해줬다. 언젠가 끌고 가야지... 했는데 업무가 너무 바빴고 주말이면 집을 지어야 했다. 카라반은 이 주차장에서 얼마나 지겨울까.... 싶기도 했다. 결국 팔기로 결정했다.
카라반 판매를 위해 지인의 카라반 판매처에 정든 카라반을 맡기고 나왔다. 판매자에게 사람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 하는 게 뭐냐고 물었더니 카라반을 샀을 때 경험하게 될 장점과 단점에 대한 질문이 가장 많다는 말을 들었다. 경험자로 그 답을 풀어본다.
카라반 캠핑 장점은?
카라반이 생겨 누린 장점은 예약 없이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우린 시동 걸고 나만의 노지로 언제든 갈 수 있다는 게, 그것도 편하게 캠핑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 예약이 필요없이 내 나라 내 땅에서 자유롭게 캠핑을 다니는 것이다. 카라반은 난방이 되니 여름을 제외한 모든 계절에 강하다. 텐트 캠핑을 다니면서 힘들었던 순간은 우중캠핑이었고 더운 여름 캠핑이었다. 짐도 많고 챙길 것도 많았다. 카라반은 젖을 게 고작 확장텐트 정도라 날씨 스트레스가 없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언제나 나갈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오토캠핑과 달리 짐을 가득 들고 엘리베이터로 오르내리는 일이 필요 없다. 트렁크에 테트리스 하는 걸 안 해도 된다. 이것만 해도 카라반을 구입할 이유가 된다. 내가 끌고 다니는 카라반에 싱크대, 쇼파 침대가 다 있으니 짐을 오르내리고 할 필요가 없다. 체력이 많이 남기에 캠핑가서 술도 준다. 이상하게도 힘들면 술이 더 땡긴다. 세팅도 편하니 가족과의 시간을 더 보낼 수 있다. 철수의 간편함도 대박이다. 보통 1시간을 잡아야 하는 철수도 절반이면 가능하고 집으로 다시 옮겨야 하는 짐이 줄어 스트레스도 훨씬 적다.
이동 중 짐이 줄어드니 아이들 자리가 확보됐다. 보통 아이들 발밑과 옆구리에 넘치는 캠핑 짐이 하나씩 올라가 있었다. 그러나 카라반으로 캠핑을 즐기면서 짐이 확 줄었다. 텐트부터 사라지고 아이스박스가 사라지니 이것만 해도 굉장한 공간 절약이었다. 덕분에 장거리를 다녀도 아이들의 볼멘 소리가 줄었다.
코로나 시기에도 가족 중 누군가 증상이 있으면 카라반으로 대피했다. 집 앞 주차장에서 독서를 하고 잠을 잤다. 누구는 모텔을 잡고 각방을 쓰고 고민이 많던 시기 우리 가족은 카라반이 있어 그 고민이 덜했다.
카라반 캠핑의 단점은?
견인 스트레스다. 지금은 뒤에 달렸는지도 모를 정도로 무뎌졌지만 처음엔 주행이 너무 무섭고 힘들었다. 주행 중 이상이 있는 건 아닌지 계속 신경이 쓰이고 좁은 길에 들어서면 등에 땀이 펄펄 난다. 운전도 평소보다 천천히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장거리 캠핑을 가기 위해선 큰 마음을 먹어야 한다.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게 가격이다. 수입카라반은 3000~4000정도 선에서 형성된다. 크기와 비교해봤을 땐 가성비 떨어지는 선택이다. 고작 서너평인데 가격은 10평짜리 집을 지을만한 돈이다. (땅값 제외) 경제적 공부가 된다면 이 돈이 부동산과 주식 투자로 수입을 만들 수 있는 종자돈이 된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고 믿는 나같은 사람들은 그 돈으로 경험을 산다. 돈을 벌기 위해 그 돈으로 투자를 하는 게 맞는지 아니면 경험을 사는 게 맞는지 정답은 없지만 꽤 큰 지출임에는 틀림없다.
주변 카라반 오너를 만나면 관리가 까다롭다고 말을 한다. 내가 무던한 편인지 카라반은 타이어 공기압 말곤 크게 관리라고 할 만한 게 없었다. 더군다나 시에서 마련해준 보안 짱짱한 주차장에 잘 세워둔 우리 카라반은 크게 신경쓸 일이 없었다. 끌고 다닌 횟수도 적고 내부 가전이 고장난 적도 없어 내 손이 편했다. 내가 노력한 건 타이어 교체였다. 얇고 여린 순정 타이어를 포터 고하중 타이어로 바꿔줬다. 잘 쓸고 닦고 한 덕에 내부는 항상 말끔했다. 한 달에 한 번 가량 세차를 해줬고 그 또한 어렵지 않았다. 화장실 비우는 게 고역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우린 카라반 구입 후 지금까지 화장실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내가 씻고 닦고 말린다고 해도 와이프는 그 누구도 화장실을 못 쓰게 막았다. 덕분에 그마저 고생할 일이 없었다.
시간만 있었다면 더 많은 추억을 쌓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젠 떠나보내야 할 때가 됐다. 첫째는 벌써 캠핑은 안 가려고 한다. 주말이면 친구들 만난다고 사라졌다 밤에야 귀가한다. 견인차도 바꿔야 할 때가 됐다. 다둥이 가족의 최종 선택지인 카니발 또는 펠리세이드로 가야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혼자 집짓기도 긴 여정을 마무리 해야 한다. 무엇보다 늦기 전에 제주 가족여행을 떠나고 싶었다. 이걸 다 하려니 돈이 부족했다. 육아휴직 중이기 때문이다. 그 돈을 충당하기 위해 카라반을 팔았다. (아직 안 팔렸다)
계획은 다시 카라반을 매입하는 것이다. 3년 후에 돈을 많이 벌고 시간 여유를 만들어 그 꿈을 다시 이루는 것이다. 아이들이 커서 집에 남겨둬도 될만한 때가 됐을 때 자원자만 데리고 여행을 즐길 꿈을 꾸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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