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물놀이는 그늘자리 확보가 관건이다. 짧아도 대여섯시간 야외활동을 해야 하니 그늘이 아니면 부모들은 고역이다. 이번에 방문한 엑스포 물놀이장은 돗자리 깔고 앉을 그늘자리가 널널하게 준비돼있었다. 게다가 주차도 너무 편해 즐거운 주말을 보낸 곳이다. 소개해 본다.
함평 엑스포 물놀이장이 인기라던데...
아이들의 기억력을 무시하면 안 된다. 여름 매미가 울 때면 물놀이를 시작해야 한다는 걸 아이들은 가슴으로 기억하고 있다. 올해는 어디로 달려야 하나? 후기를 보니 함평이 좋단다. 달리자!!
수영장을 가면 자리가 있을지가 걱정이다. 주차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단촐하게 준비한다고 해도 입을 거 먹을 거 준비하면 한 짐이다. 주차장이 멀면 이 더위에 고생이 뻔하다. 9시에 출발하려던 계획이 이래저래 준비하다보니 11시로 밀려버려 주차난과 그늘자리 확보에 대한 확신이 안 선다. 어쨌든 대안이 없으니 무조건 달려본다.
우아... 이런 편안함이 날 기다리고 있던 거야?
도착!! 주차가 너무 편했다. 공원 내부로 안내받아 주차를 했더니 물놀이장이 코앞이다. 기존 주차장이 포화되면 이렇게 공원 내부 주차를 통해 밀려드는 차량을 소화한단다. 입구를 통과하니 바로 물놀이장이다. 조금 걸어가다보니 나무 그늘이 통째로 비어있다. 여기 좋은데 왜 비어있을까??? 돗자리를 깐다. 마음이 놓였다.
조금 후 나무 그늘이 비어있는 이유를 알게됐다. 물놀이장 안에 그늘 쉼터가 너무 잘 되어있었다. 자리도 넓은데다 여기저기 파라솔 등 뜨거운 태양을 피할 수 있는 공간이 워낙 많아 땡볕에서 부채질 할 걱정은 덜었다.
물놀이 시설은 유아에게 적합해보이는 풀장이 세 군데, 그리고 파도풀장과 1미터 풀장이 있다. 파도풀장은 충분히 즐거움을 주는 파도를 만들어주며 1미터 풀장은 7살, 9살 아들들과 함께 즐기는 데 모자람이 없었다. 두곳 모두 어른과 청소년들까지 함께 즐기기 적합한 넓이와 수심이었다.
파도풀장에 들어가려면 구명조끼가 필수다. 미리 준비해가면 좋다. 엑스포 물놀이장에서 수영모자 단속은 안 한다. 튜브에 바람을 넣는 시설도 있으니 무더위 속에서 땀빼며 입으로 바람을 넣지 않아도 된다. 튜브, 구명조끼 대여는 3천원이고 워터슬라이드는 1000원이다. 우리 아이들이 처음에는 무서워보인다고 하더니 나중엔 워터슬라이드만 탔다. 그만큼 적당히 스릴있고 적당히 길다. 가끔 펑펑 소리가 들리는데. 농사짓는 분들이 새를 쫒기 위해 설치한 총소리가 아니라 튜브에 바람넣다 튜브가 터지는 소리였다. 그 외엔 안내방송도 워낙 적고 새소리에 아이들 웃음소리가 가득해 스트레스 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다.
함평 엑스포 물놀이장 명당은 어디?
파도풀장과 1미터 풀장, 그리고 유아 풀장을 안고 있는 입지에 들어선 긴 그늘막이다. 어디든 30초 컷이다. 화장실 건물도 가깝다. 워터슬라이드도 그렇다. 그늘막이 두꺼워 진한 그늘이 드리워진다. 자리를 잘 잡으면 아이들 노는 모습을 모두 지켜볼 수 있다.
오후엔 매점 앞 잔디밭도 그늘이 생긴다. 마치 캠핑을 즐기는 느낌으로 물놀이장을 이용할 수 있다. 우리도 오후엔 이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물놀이로 입술이 파래진 아이들 대처법
아이들이 열심히 놀고 나니 파도풀장 앞에 있는 물개 사랑에 빠졌다. 물개 조형물이 매끈한데다 검은 색이라 뜨거운 해를 받아 뜨겁게 달궈진 이유다. 오늘은 크게 덥지 않아 장시간 물놀이 한 아이들이 추위를 탔다. 뜨겁게 달궈진 물개를 안고 있으면 금방 체온이 오르니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여름철 계곡에선 입술이 파랗게 된 아이들을 자주 볼 수 있다. 계곡 물은 워낙 차서 아이들의 체온이 빠르게 내려가기 때문이다. 물놀이로 저체온이 된 아이들을 빠르게 정상 체온으로 올려주기 위해서 부모가 아이들을 안고 있는 것도 좋지만 태양에 뜨겁게 달궈진 돌을 찾는 게 더 낫다. 여름철 해를 듬뿍 받은 돌덤이는 우리의 체온보다 훨씬 따뜻하다. 따뜻한 음식을 먹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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