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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세월호 전 항해사가 풀어낸 세월호의 비밀.

by onHappy 2014.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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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퇴근 직전 손석희씨가 보고싶어 채널을 돌렸습니다.

어떻게 섭외했는지 세월호 전 항해사와 전화 인터뷰를 하고 있더군요. 깜짝 놀랐습니다.

해당 배를 잘 아는 분이어서 명쾌하게 의혹을 풀어내시더군요.

핵심이 되는 부분을 짚어내는 손석희씨의 진행에는 감탄이 나왔습니다.

우선 공용채널 16번을 쓰지 않은 이유에 대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그에 대한 전 항해사의 답변은 이렇습니다.

"공용채널 16번을 쓰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해수부나 해경에도 다 알려지게 돼고 회사에도 알려지게 되는 등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이제 알겠습니다. 왜 16번을 쓰지 않았는지.

 자신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모두가 들을 수 있는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속닥속닥 얘기할 수 있는 채널을 사용한거죠.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공용채널로 이상 사실을 알렸다면 결과는 많이 달라졌을테니까요.

여기에서 의문이 듭니다.

배가 자신들의 권역에 들어왔을 때 진도 VTS는 뭘 했냐는 거죠.

(다른 VTS도 물론입니다. 세월호는 인천, 평택, 대산, 군산, 목포 관제소를 지났습니다.) 

결과적으론 진도 VTS와 세월호 모두의 잘못이라는 겁니다. 세월호 전 항해사는 지역 VTS의 권역에 들어가면 연락을 취해야 하는게 의무교 규정이라 말합니다. 목적지, 승객, 화물량 등을 알려야 하는 겁니다. 이를테면 군산 권역이면 "군산 VTS 여기는 세월호 지금 승객 몇 명과 화물 몇 톤을 싣고 00방향으로 향합니다." 그럼 군산 VTS에선 이런 식의 대응이 나오죠 "여기는 군산 VTS 확인했습니다. 안전운항 하시길 바랍니다"

이렇기 서로 교신을 하는 이유는 바다에 떠있는 모든 배들의 안전을 위해섭니다. 이상이 생길 경우 대화할 수 있는 통신망을 예비하는 것이며, 항로가 겹칠 것으로 예상되는 선박들의 항로를 바로잡아 충돌을 피하기 위함입니다. 안개가 짙게 낀 바다에서 항로가 겹치게 되면 선박에선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VTS는 확인할 수 있죠. 모든 선박의 움직임을 레이더로 감시하기 때문입니다.

충돌 위험이 감지된 선박이 있다면 VTS는 두 선박에 연락을 취합니다. 가령 A와 B선박이라면 "A선박 정면에서 B선박 접근중입니다. 좌현으로 5도 틀어 우측으로 지나가게 하십시오" 그러면 A와 B 선박이 서로 교신합니다. 충돌을 피하기 위해 서로 방향을 어떻게 틀지 정하는 것이죠. 이건 해경에서 공개한 사고 발생 전 진도 VTS 녹취록에도 나와있습니다. 선박들과의 주 교신 내용이 서로 감도를 체크해 통신이 가능한지, 항로를 파악해 충돌을 피하게 만들어주는 등의 교신입니다.

여기에서 VTS의 역할이 사고 후 처리라는 수동적인 역할이 아닌 사전 사고 방지라는 능동적 역할이어야 한다는 걸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목포해양대 교수가 2012년도 펴낸 '진도 연안 VTS의 성과 분석 및 기능에 대한 실증적 연구'에서도 진도 VTS의 역할에 대해 이렇게 기술하고 있습니다.

"진도 연안 VTS의 관할 구역은 제주도의 약 2배가 넘는 약 3700Km2 면적이다. 진도 연안 VTS 관제사는 선박이 진입, 출입시 반드시 교신을 설정토록 하고, 집중 관제 구역 등 사고 위험구역에서 재교신을 하는 등 선박 운항자의 긴장감을 일깨우는 활동이 필요하다"

세월호같은 대형선박은 주 관제대상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자신들의 권역에 들어오면 통신을 해야하죠. 이 부분에서 의문이 듭니다. 과연 세월호가 지나쳐온 VTS인 인천, 평택, 대산, 군산, 목포 VTS와도 교신을 했느냐는 겁니다. 이게 중요한 이유는 이런 대형 선박의 관제 소홀이 대형 사고시 초동대처의 어려움을 불러오기 때문입니다.

-첨가-

방금 한겨레에서 기사가 나왔군요.
'세월호가 평소에도 해양경찰청과 해양수산부가 정한 관제 채널을 무시한 채 운항한 사실이 드러났다.'

한심한 정부라는 말이 안 나올 수가 없습니다. 왜 규제를 안 하죠? 법규든 규정이든 위반하면 경고를 하고 규제를 해야죠.

배가 진도 해역이 아니라 군산이나 목포에서 빠졌어도 같은 상황이었겠습니다. 해당 관제센터에서는 까맣게 모르겠죠.

지나가는 선박들과의 교신이 관행적으로 생략돼어있다면 세월호와 같은 대형 사고가 다시 일어났을 때 같은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첨가 끝-

한 가지 궁금한 게 생겼습니다. 해양수산부 해상교통안전센터 홈페이지엔 진도 VTS가 없습니다. 목포와 완도만 보일뿐입니다. 아무리 여기저기 들어가봐도 진도 VTS에 대한 내용은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홈페이지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14개 관제 센터의 정보로, 해당 관제센터가 사용하는 레이더, CCTV, VHF 채널 번호, M/W(마이크로웨이브)채널입니다. 진도 관제센터는 어떤 채널을 사용하는지 홈페이지에선 알 수 없습니다. (존재하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전국 15개 관제센터 중 진도만 유일하게 진도가 빠진 이유가 궁금합니다. (이런 건 기자들이 풀어주면 좋겠죠)

--방금 관계자가 알려줬습니다. 소속이 달라 그렇다는 거네요. 여수와 진도 VTS가 해양수산부 해상교통안전센터 홈페이지에서 빠진 건 여수VTS와 진도VTS의 관제 권역이 넓고 선박 입출항이 많아 해수부에서 해양경찰청으로 이관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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