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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박근혜 눈물.

by onHappy 2014.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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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눈물은 하루 종일 언론을 타며 장년층의 지지세를 굳히는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런데 그녀의 눈물은 지방선거용, 책임회피용 눈물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다.

그녀의 카드는 예상대로 해경 해체였다. 거대한 기관을 해체하는 파격은 모든 책임을 해경에게 전가해 청와대와 선가르기를 하려는 의도. 빤하다. 아니나 다를까 대국민 담화가 끝난 후 온라인과 TV채널의 이슈는 해경 해체로 모아졌다.

해체가 답일 수 있다. 이미 거대해지고 방만해진 해경은 바다라는 거친 환경에서 일하는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초고속 승진과 높은 연봉으로 취업하고 싶은 직업으로 꼽힐 정도니 말이다. 언론 기자들을 태우고 EEZ에서 중국 어선을 나포하면 그들은 거친 바다에서 해적과 싸우는 영웅으로 묘사되곤 했다. 거기까지였다. 해경은 자국민을 구조하지 못했다. 해경 해체는 예상된 수순이었다. 그런데 뭔가 허전하다. 왜 해수부나 안행부에 대한 대책은 빠졌지?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실제로 정부라 할 수 있는 정부 기관들은 쏙 빼버렸다. 수많은 파문을 몰고 온 이들 기관과 장관들에 대한 대처는 어떻게 하겠단 소린가? 하나 더, 청해진 해운과 해경에 대한 회초리로 점철된 담화에서 비리의 고리인 한국선급과 해수부는 쏙 뺀 점은 알맹이가 없는 빈 껍데기를 보는 것만큼이나 공허하다. 회초리를 들었으면 자신도 내리쳐야한다. 장관들을 사임시키고 책임자를 고발해 비리를 근절 시키려는 모습을 보여야 했다. 그런데 그녀는 회초리를 들었을 뿐 종아리를 걷진 않았다.

가장 코미디는 질의응답이 없는 형식의 담화였단 점이다. 대선 후보 TV토론을 거쳐 최근의 오바마 방한에서 이어지는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 수준을 감안했을 때 오히려 잘 된 일이지도 모르겠다. 준비가 안됐으면 답답하기 그지없고, 말이 잘나온다 싶으면 사전에 질의응답이 잘 짜여진 각본에 의해 진행된 '기자회견 쇼'일 가능성이 100퍼센트에 달한다. 지난 신년기자회견 역시 언론과 짜고 친 고스톱이었다는 게 참석했던 외신기자들에 의해 밝혀지지 않았던가? 질문 내용과 질문 순서까지 짜지 않으면 안되는 한심한 대통령, 이번에도 카메라 화면에 설치된 프롬프터를 그대로 읽는 모습이 부자연스러우며 안쓰럽다.

해경을 해체시키며 시작하고 눈물로 마무리한 대국민 담화. 남탓하는 악어의 눈물이라는 평이 가장 잘 어울리겠다. 국민이 대통령이 된 시대와 공주가 대통령이 된 시대는 너무나 커다란 단절을 극명히 보여준다. 그녀의 말 어디에서도 국민과의 공감, 진심을 찾아볼 순 없었다.



TistoryM에서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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