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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랑 해루질

선상 쭈꾸미 옆사람 두배 잡기

by onHappy 2015.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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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쭈꾸미는 표준어가 아니죠. 주꾸미가 맞습니다. 그래도 다들 쭈꾸미라 말하니 저역시 그렇게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가을, 보통 전어를 떠올리지만 전 감성돔, 쭈꾸미, 갈치를 떠올립니다. 제가 잡기 좋아하는 녀석들이라 그렇습니다.

요즘 낚시는 대중스포츠라 불러도 전혀 어색함이 없을 정도로 주변에서 쉽게 낚시꾼을 찾을 수 있습니다. 교통망이 발달하고 자가용을 갖기 쉬운 시대다보니 바다 접근성이 좋아져서가 아닌가 싶습니다.

때문에 저같은 직장인들도 낚시를 접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죠. 시동 걸고 부릉! 바다로 향하면 되니까요.

출발하며 설레임에 젖어 스트레스가 풀립니다.
탁 트인 바다, 파닥거리며 끌려오는 커다란 감성돔. 상상만으로도 손에 힘이 들어갑니다.

그러나 조과가 항상 좋을 수만은 없죠.
장비와 미끼도 중요하거니와 날씨도 도와줘야 합니다.



게다가 선상낚시는 비용문제가 겹쳐 수확이 좋지 못하면 더 마음이 아프죠. 다같이 조황이 좋지 못하면 어쩔수 없지만 나만 조황이 안 좋다면 돈 내고 기분까지 망치는 경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다른 낚시와 다르게 쭈꾸미 배낚시는 대박은 있어도 쪽박은 드물다 할 수 있습니다. 개체수가 많고 낚시법도 쉬워 웬만해선 만족할만한 수확을 거둘 수 있어서죠. 그런데 잘 잡는 사람과 못 잡는 사람의 차이는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종일 4-50여수 잡는 사람도 있고 200수 이상 기록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50여 마리도 적진 않지만 200마리에 비하면 4/1이니 억울한 면도 있습니다. 그래서 쭈꾸미 배낚시 조과를 끌어올리는 방법을 준비해봤습니다.


1)채비가 반.
찌낚시만 하던 저는 쭈꾸미도 1호대로 잡았습니다. 물론 조과는 좋지 못했습니다. 대상 어종에 따른 낚싯대를 선택해야 합니다. 선상에서 쭈꾸미를 잡기엔 에깅대가 알맞습니다.

보통 왕눈이 에기도 많이 씁니다.
그런데 목포쪽 쭈꾸미들은 에기보다 애자에 더 잘 달라붙습니다. 작년까진 저도 가장 바닥엔 애자를, 그 위엔 에기를 두어개 달아 운용했습니다. 올해 채비를 바꿨는데 조과가 더 좋습니다.
하야부사라는 채비인데 왕눈이 새우대신 구슬이 두 개 달린 녀석입니다.

애자와 하야부사. 또는 하야부사 위에 봉돌 그 위에 왕눈이 에기를 씁니다.
같은 워치에서 왕눈이 에기와 하야부사를 비교해보면 2:8 정도로 하야부사의 쭈꾸미 반응이 월등합니다.

하야부사를 가장 아래 다는 건 봉돌을 통과한 낚시줄을 하야부사로 마감하기 적합하며 바닥을 기는 쭈꾸미 특성상 같이 바닥을 기어다니기도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2) 포인트를 두루 공략해라.
보통 선상낚시에서 쭈꾸미 포인트는 바로 아래입니다. 고패질을 하며 쭈꾸미를 유혹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쭈꾸미가 오질 않는다면 더 공격적으로 나가야합니다. 더 멀리 던져 바닥을 끌고 오듯 릴링을 합니다. 그러면 입질을 받을 확률이 더 높아집니다. 내 앞에 펼쳐진 바다는 아마 부채꼴과 같을 것입니다. 내 옆 조사님들이 얼마나 가까운가에 따라, 조류의 방향이나 세기에 따라 부채꼴 모양은 달라집니다.
중요한 건 내 앞에 주어진 바다를 모두 탐색하는 게 바로 앞 고패질을 반복하며 쭈꾸미를 기다리는 것보다 낫다는 것입니다. 이때 너무 멀리 캐스팅 하는 것보다 5-6미터 전방에서 내 앞까지 촘촘하게 공략하는 게 좋습니다.


3) 노하우를 쌓아라.
고패질은 일정한 무게를 느낄 수 있어 입질 파악이 용이합니다. 입질이 적어 원투로 먼 지역을 공략한다면 입질파악이 조금 더 까다로워집니다. 조금 더 묵직한듯, 더 가벼운듯 느껴집니다.
이때 활용할 것은 초릿대의 휨새입니다. 채비를 끌 때 초릿대의 휨이 낚싯대의 몇 번 가이드까지인지가 기준이 됩니다. ​내 시선과 초릿대 사이에 몇 번 가이드가 걸쳐지는지를 기억해두면 작은 바지락 꼽질이 달라붙어도 그 무게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또 한가지는 낚싯줄 관리입니다. 항상 팽팽하게 유지할 수만 있다면 쭈꾸미가 내 채비를 안는 게 느껴집니다. 살짝 당겨 초릿대 휨새나 무게로 입질을 확실히 파악한 후 바로 챔질. 이 과정이 1초 내에 이뤄질 수 있도록 연습하면 조과에 더 도움이 됩니다.

또다른 노하우는 명당자리입니다.
쭈꾸미 배낚시에서 최고 명당은 가장 뒤입니다.
이유는 배가 뒤로 흘러가기 때문입니다.

쭈꾸미 낚시는 배를 고정해놓고 즐기기보다 배를 움직이며 낚시할 때 조과가 훨씬 좋습니다. 더 넓은 지역을 탐사하니 당연하겠지요.

배에 10명이 승선했다고 가정했을 때 주꾸미 포인트에 가장 먼저 진입하는 사람은 가장 뒤자리 사람입니다. 이유는 배가 조류를 거슬러 올라왔다 그대로 흘러 내려오기 때문입니다. 언덕을 오르던 차가 기어를 풀고 후진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때문에 가장 뒤에 탄 사람이 쭈꾸미를 만날 확률은 가장 앞에 탄 사람에 비해 확연히 높아집니다. 오늘도 배 선미보다 후미의 조과가 더욱 좋았습니다. 근처 배들도 후미분들이 쭈꾸미를 낙아올리는 모습이 더 많이 관찰됐구요. 지역에 따라 선장님들의 스탕일이 다를 수 있으나 대동소이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4) 부지런떨자.
스트레스나 풀고 바다나 봐야지하면 낚시를 떠났는데 같이 간 사람들보다 조과가 못하면 아무래도 아쉽습니다. 기왕이면 바다도 보고 많이 잡으면 좋겠죠. 그러자면 부지런해야합니다. 잘 잡는 사람의 채비도 베껴보고 자신에게 맞는 채비로 자꾸 바꿔봐야합니다. 코앞도 공략하고 멀리도 공략해봐야하죠. 게으르면 낚시도 못합니다.

오늘 조과는 110마리정도네요.


7시 출항 3시 복귀입니다.
점심시간부터 바람이 터지고 비까지 내렸지만 그런 기상에도 꾸준히 입질을 기대할 수 있는 낚시가 쭈꾸미 낚시입니다. 기대하고 떠난 취미, 손맛도 많이 보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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