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각

세월호] 해경의 구조작업, 동영상으로 살펴보니 아쉬움이 너무 크다.

by onHappy 2014. 5. 1.
반응형

4월 16일 침몰한 세월호의 아픔은 가시질 않는다. 

세월호 사건에서 해경이 보여준 대처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거세다. 

사건 접수부터 문제가 되어 진도 vts와 교신하지 않은 점, 선원을 구조한 점 등이 주 비판 내용이다.

그런데 난 동영상에서 해경 구조의 또다른 문제점을 발견했다. 


첫째, 그건 메뉴얼이 전혀 없어 보이는 주먹구구식 구조활동이었으며, 둘째 경험 부족에서 나오는 무지였다. 


 구도로 알 수 있듯 이는 구조 헬기에서 촬영한 화면이다. 세월호 침몰 후 가장 먼저 도착한 헬기 두 대와 해경 123정이 보인다.  먼저 도착한 123정은 선수쪽으로 접슨 중인 게 보인다. 도착할 때까지 정보가 없었으므로 선수와 선미를 결정하는 것도 현장에서 함장의 판단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결정이 하필 마지막까지 책임을 다해야 할 선원들을 구출하는 데 전력 사용된다. 


헬기 구조 모습이다. 특공대원 두 명이 헬기와 함께 작업하는 모습이다. 


 

두 명인지 세 명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마지막 3번의 모습이 너무 흐리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눈에 띈다. 이들이 위치한 곳은 선체의 벽면이며 객실 창과 너무나 가깝다. 그런데도 객실을 들여다보지 않는다. 게다가 이 대원들이 열심히 구조작업을 하는 곳은 5층으로 선원들이 묵는 승무원 객실들이 위치한 곳이다. 




대원으로 보이는 사람 중 확실한 건 두 명이다. 둘 다 해양경찰이라고 쓰인 슈트를 입고있다. 1번 대원이 서있는 곳이 5층이다. 그 아래 창들이 4층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모여있던 곳인 4층 창엔 다가가지 않는다. 게다가... 이들은 자신의 일이 다 끝난 듯 가만히 서서 주변을 살핀다. 조금더 정확하게 말하면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동영상이 여러 개다. 끊어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 화면은 그 중 길이가 가장 긴 동영상의 시작 부분이다. 

보다시피 저 끝에 서있는 해경 특공대원은 그냥 서있다. 그의 뒤에는 수많은 사람들, (특히 학생들)이 갇혀있었을 창문들이 보인다. 화면 가까이 구명조끼를 입고 나와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어른들이었다. 이들은 3층에서 구조됐다. 



동영상을 흘려봤다. 아직도 가만히 서있다. 승객들이 아직 안에 많이 있다는 걸 알고 왔을지 몰라서 그랬는지는 알 길이 없으나 최선을 다해 구조활동에 임하지 않는 모습이 안타깝다. 중요한 건 이들이 일부러 구조활동을 멈춘 건 아니었을 거란 사실이다. 이들은 아마 임무에만 충실했을 것이다. '구조한 사람들을 헬기가 올때까지 보호하다 헬기가 오면 안전하게 실어준다.' 정도였을 이들의 임무의 문제점은 남는 시간동안 뭘 해야할지 알려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직 침수되지 않는 4층으로 뛰어들어가 다 나오라고 소리를 지르거나 객실 창으로 기어가 객실을 들여다 보는 일 따위 말이다. 그저 이들은 멀뚱하니 서서 발밑에 꺼져가는 생명들은 까맣게 모른 채 헬기만 기다리는 모습이다.  



동영상 시간이 많이 흘렀음에도 아직 서있다. 선실로 진입하거나 창문을 들여다 볼 생각은 없다. 그저 서있다. 

그래서 궁금한 거다. 과연 헬기는 무슨 정보를 갖고 현장까지 왔는가? 그 많은 사람들이 배 안에 있다는 사실은 전달받지 못했는가? 해경 123 함정이 범한 실수를 이들도 똑같이 범한 건 아닌지 궁금하다는 거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대한민국 해경 특공대가 저렇게 한가롭게 서있진 않았을 거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몇발짝 걸어가 4층 객실의 창을 확인해줬으면, 사람이 있다는 걸 환인하고 어서 선내로 진입해주길, 헬기에서 떨어뜨려 준 파이프나 도끼로 유리창을 하나씩 박살내주길 이 동영상을 되돌려 보며 얼마나 바랬는지 모른다. 얼마나 간절히 원했는지 모른다. 당신들 바로 앞에 학생들이 있다고 너무나도 간절히 알려주고 싶었다. 



동영상이 절반을 지나 3/4 지점을 지나고 있다. 아직도 서있다. 동영상 시작부터 끝나는 시점까지 그저 서 있었다. 이렇게 큰 배에 고작 보이는 게 열명 남짓인데 더 많은 승객들은 왜 찾지 않았는가? 난 당신께 묻고싶다. 

 


동영상에서 확인되는 해경 특수대원의 서 있는 모습의 마지막이다. 시작부터 이때까지 그는 1분 30여초를 그냥 서 있었다. 아마 이 해경 대원도 땅을 치며 후회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때 더 많은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 뛰었어야 했다고...' 그러나 너무 늦었다. 당신의 시간은 이제 없다. 

 

 대다수 국민들은 이 대원이 아닌 해경 123정의 승객이 아닌 선장과 선원 구조 모습을 선명히 기억하지만 난 저 대원의 서있는 모습이 너무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다. 제발 움직여 주길... 어차피 변하지 않을 사실을 믿고 싶지 않아 동영상을 돌려보고 또 돌려봤다. 도대체 해경이 왔다고, 헬기가 왔다고 안심했던 아이들에게 여러분이 해 준 건 뭔가? 


너무나도 빠르게 배는 누웠고 물속으로 빨려들어갔다. 많은 창들이 이미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어선들과 어업지도선이 학생들을 건진다. 그런데 123정은 어디있나? 작은 배도 아니고 있다면 분명 보여야 할텐데 안 보인다. 


모든 사람들이 하는 생각일 거다. 나오라고만 했으면 다 살았을텐데... 바다에 빠졌어도 다 살았을텐데... 

누가 저 유리를 깨줬다면 다 살아서 나왔을텐데...

가정이 많다는 건 그만큼 후회와 실수가 많다는 뜻이다.  


다른 헬기 동영상에 잡힌 123정. 거기서 뭐하나 궁금하다. 



논란의 주인공 123정이다. 시간을 다시 도찻시간으로 돌려봤다. 이미 해경은 123정에서 고무보트를 내려 구조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동영상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보트에 탑승한 인원은 3명으로 보인다. 14명이라 밝힌 123정의 승무원 중 11명이 아직 남아있다. 그 중 선수에 보이는 해경 대원은 5명. 한 사람 선원 받아주느라 5명이 서있다. 



조금 더 지난 상황. 세월호에 올라타 난간을 잡고 얼마든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구명벌을 펼치려고 노력한 대원 말고는 다들 선수에서 선원들 구조작업에 몰두한다. 저 많은 사람이 다 필요한가 궁금하다. 



시간이 지나자 세월호와 멀리 떨어져서 구명보트로 이송된 구조자들을 받아주는 123정. 

왜 이렇게 멀리에서 구조자들을 받아줄까? 가까운 곳에서 받아주면 훨씬 시간 단축이 될텐데 말이다. 

무엇슨 이유였는가?

아직 배는 침몰하지 않았지만 구조 작업은 일단락이 되어보인다. 

밖에 나와있는 사람들은 다 건졌다. 그러나 선실에 갇힌 사람들을 위해 해경이 한 일은 없다.

뭐 했냐고 물으니 방송을 했다고 해서 시연해 달라고 했다.

 

첫번째는 사이렌 소리에 묻혀 목소리 한 음절 안 들렸다. 두 번째는 목소리가 작아 무슨 소린지 알아 들을 수 없었다. 마지막 시도에서 기자들에게 무슨말을 하고 싶었는지 알 수 있었다. 

"모두 나오십시오 바다로 뛰어드세요"


나중에 보도를 통해 들어보니 함장이 말한 대피 방송은 거짓이었다. 무엇보다 시간 진술이 한참 안 맞았다.  

사실이었다해도 무용지물이었을 거다. 헬기소리는 함정의 스피커 소리를 덮고도 남는다.  



123정이 유리창을 깨고 승객을 구조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유리를 깨는 사람은 혼자. 나머지는 구경꾼이다. 

이 긴박한 순간에 다른 곳좀 쳐다보면 안 되는지 안타깝다. 다른 유리창 속엔 누가 갇혔는지 유심히 바라보고 의심되면 가서 들여다 봐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아마 명령체계에서 독단적인 행동은 금지하고 있을 것이다. 

그게 문제다. 

생명 앞에서도 명령을 기다리며 눈치를 보는 시스템의 한계는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 여지없이 드러났다. 

이들이 이렇게 우왕좌왕 급했다 한가했다를 반복하는 건 보이는 생존자만 구하는 데 열중했기 때문이다.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이 배에 누가 얼마나 타고 있었는지 전혀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함장은 주장한다. '우린 그 교신보다 주변 어선들을 불러모으는 게 더 급한 일이라 판단했다'

그건 당신들이 하는 일이 아니다. VTS에서 하면 되는 일인거다. 



여전히 다른 대원들은 하는 일이 없다. 

아래 세월호 선원이 무언가를 가르킨다. 그가 본 것은 무엇이었을까?

혹시 그는 갇혀있는 누군가를 본 건이 아닐까?



파이프로 깬 유리창으로 한 사람을 구해낸다. 누군지 몰라도 이 생각을 해낸 사람은 그나마 나은 사람이다. 



우르르... 한 사람 건지려고 다섯이 몰려간다. 

둘, 셋이면 충분했을텐데 나머지 대원들은 선체 수색에 왜 투입하지 않았나? 

그들의 안전을 위해서? 그들의 임무가 아니라서? 누가 봐도 이상한 이런 상황을 해경은 뭐라 답할 것인가?


이제 변명에도 지치지만 이 문제에 대한 답변은 꼭 듣고싶다. 

도대체 이렇게 많은 인원이 쓸데없이 우왕좌왕 하는 이유가 뭔가? 왜 세월호에 올려보내지 않았는가? 

어떤 배가 침몰해도 이런 상황은 반복되는가? 


-----

해경 동영상에서 밝혀지는 진실은 그들은 그들이 해야 할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수많은 기자들이 지적을 하고 그에 대한 변명을 해댔지만 갈증은, 아쉬움은 전혀 해소되지 않는다. 

우려되는 점은 다시 한 번 반복된다 해도 나아질 게 별로 없어보인다는 것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선 책임을 지는 모습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번 세월호와 관련해 누구도 책임지질 않는다. 

미안하다고 고개숙이는 사람들은 등이 떠밀려 나온 사람들 뿐. 


먼저 나서서 내가 이런 부분을 잘못 했으니 처벌해 달라 말하는 사람 아무도 없다. 

어떻게 하면 숨길지, 어떻게 하면 지나갈지만 염려한다. 

사건 발생 보름이 지났지만 전혀 발전이 없다. 개선이 없다. 대책이 없다.



마지막으로 웃으며 선사와 통화를 했다는 문제의 선원이다. 웃으며 선사와 통화했다던 이 선원은 한 번도 웃는 모습을 보이진 않았다. 다만, 구조작업에 동참하지도, 관심을 갖지도 않았다. 동영상에 찍힌 옷으로 봐선 선장보다 먼저 구조된 선원. 웃었던 웃지 않았던 당신도 책임을 저버린 굉장히 나쁜 어른임에 틀림없다.

 

반응형

댓글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