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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이야기

[가을흔적] 월출산 천황사 야영장에서 솔캠 즐기기.

by onHappy 2014.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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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안지기와 아이는 1박 2일 여행을 갔습니다. 

여러집 엄마들이 모여 "엄마! 어디가?" 를 실행한 거죠. 


기횝니다. 이런 날 집에서 배 긁고 있으면 아쉽죠. 

떠나야합니다. 

우선 차 시동을 걸고 곰곰히 생각해봅니다.

어디로 갈까?


서너곳이 머리속에서 다툽니다. 


복잡한 곳? 싫다.

전기? 필요없다. 

데크? 있음 좋겠네? 



그럼? 천황사. 

리스트에도 없던 월출산 천황사가 떠오릅니다. 

2년 전인지 3년 전인지 한 번 야영하곤 까맣게 잊은 곳입니다. 


가자. 



큰지도보기

월출산국립공원 / 야영,캠핑장

주소
전남 영암군 영암읍 개신리 484-5번지
전화
010-2624-3998
설명
-




도착! 제가 사는 남도는 캠핑장이 꽤 됩니다. 

북적거림도 덜해 수도권에 비하면 천국인 캠핑환경을 지닌 곳입니다. 


30분 안에 도착할 수 있는 곳도 서너곳, 한 시간 잡으면 수많은 곳을 이용할 수 있는 축복받은 고장입니다. 


텐트치고 테이블과 의자 피니 집에서 출발한지 딱 한 시간이 되는군요. 

조용히 책도 보고 맥주도 한 잔 합니다. 


감미롭게 울어주는 풀벌레와 바람이 흔들어대는 나뭇잎들의 합창이 

이 밤을 끝에서부터 조금씩 태웁니다. 



아침. 뭔가 허전합니다. 

밤 이야기가 더 이어져야 하는데...


비염때문입니다. 

지난해부터 제게 찾아온 비염.

비명이 터져나올정도로 절 괴롭힙니다. 


특히 쌀쌀한 기온에선 찰싹 달라붙어 어찌나 콧물과 재채기를 쏟아내게 하는지 

이겨낼 재간이 없더군요. 

그래서 일찍 잤습니다. 



어제 밤 누군가 등산로에서 흘리고 간 이어폰. 

음악이 잘 흘러나와 싱그런 아침을 수많은 음표로 채색해줍니다.


그러나 막힌 코는 그대로. 에구에구. 죽겠다.



밤새 켜두었던 자작조명. 

저 시커먼 박스 안엔 배터리가 들어있습니다. 

손바닥만한 녀석인데 괴물입니다. 무려 60암페어. 


네 힘으로 내 코를 뚫어주면 어떻겠니?

ㅠㅠ



아직 산은 가을을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9월 말, 조금 전만해도 푹푹 찌는 날씨였기 때문일 겁니다. 

저도 적응이 안되긴 마찬가지. 

무슨 날씨가 미친듯 더웠다 갑자기 풀립니다. 


팽팽히 고무줄이 늘어났다 탁! 끊어지듯이. 

그래도 생명은 질겨 나름대로 살아갑니다. 

더워도 추워도 외로워도 말이죠.



사이트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게 제가 자리잡은 곳이네요.  



가장 아래쪽 데크. 데크가 큰 편은 아니라서 솔캠용 텐트가 딱 좋습니다. 

텐트만 데크에 올리고 땅에서 먹겠다면 돔텐트도 좋을 사이즈입니다. 



쩝. 이렇게 싱그러운데 다 즐기지 못하고 비염에 패배해 지퍼 잠그고 들어가다니...

억울합니다.


다음엔 약 가지고 다시 찾아오리!!



데크가 전체적으로 잘 보이는 곳입니다. 약간 위로 올라왔죠. 

주말이지만 빈 곳이 많이 보입니다. 

아무래도 텐트가 대형화되고 전기를 쓰는 일이 많아지다보니 

작은 데크에 전기가 없는 곳은 여우가 생기네요. 



개수대도 여유롭습니다. 두 곳이나 있구요. 물 잘 나옵니다. 

개수대의 역할은 역시 물 잘 나오는 것입니다. 



화장실도 깔끔하고 이용하기 좋았습니다. 

화장실에 비치된 화장지가 비염으로 솓아지는 콧물을 훔쳐주었기 때문에 더욱 정겹습니다.




저녁에 들어갔다 아침에 나온 탓에 계산도 못 치르고 나왔습니다. 

원래 요금은 표와 같습니다. 

주차료는 별도네요. 


비염으로 맥주도 반 만 마시고 책도 반도 못 읽고 생각도 반도 못한 캠핑이었지만

천황사 야영장은 또 가고싶은 곳으로 남았습니다.


조만간 약들고 꼭 다시 가보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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