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오전, 아내 눈치를 살핀다. "나 낚시 가도 될까?"
의외로 쉽게 승락한다.
아기가 잘 잔 덕분이다.
지난번 눈여겨 본 포인트로 달린다.
사람도 없고 조용하다.
이거면 족하다. 물색도 좋다.
진도가 섬이지만 낚시하기에 여건이 그리 좋진 못하다.
이유는 뻘밭에 낮은 수심때문이다.
여긴 다행히 뻘층이 짙지 않다.
조류도 강한 면이 있지만 극복해낼 수 있다.
두어번 캐스팅만에 잡어가 올라온다.
오랜만이다. 물고기야.
이름이 모니? 쥐놀래미인가??
시작이 좋다.
연이어 올라오는 미역줄거리와 전갱이.
아무것도 안 잡히는 것보다 낫지 모.
밑밥을 조금씩 뿌려주고 고기들을 안달나게 만들어 연신 입질을 받아낸다.
수면엔 학꽁치떼가 극성이다.
채비를 무겁게 바꾼다.
삐드락 한 마리와 놀래미가 나온다.
그런데... 오늘 낚시는 여기서 끝이다.
이유는 황당하다.
워낙 오랜동안 낚시를 쉬었더니 찌가 모두 낡아버렸다.
겉보기엔 말짤해 보이는 찌들이 모두 부력이 안 맞아 채비 바꾸는데 시간과 체력을 거의 다 썼다.
2B찌도, 1.5호 찌도 3B도, 제로찌도 모두 잠수찌로 변신한다.
이런... 어째 이런 일이...
싸구려 막대찌만이 부력을 유지했지만 채비 엉킴이 심해 이마저도 쉽지 않다.
오랜만에 조행인데 이게 뭔 일인가??
수면에서 자주 파닥거림이 있어 농어 루어에 도전했지만 입질은 못 받아냈다.
우럭이 많이 보여 지그헤드로 우럭잡이에 나섰지만 워낙 가벼운 지그헤드만 있어 이마저도 쉽지않다.
에고. 장비가 속썩이니 낚시가 즐겁지 않다.
건너편 포인트. 아빠 따라온 아이는 끊임없이 잔소릴 듣는다.
위험한 갯바위에서 다칠까봐 아이에게 주의 주는 아빠.
그런데 명령조에 짜증이 섞여있다.
에구. 진짜 철수할랍니다.
조금 더 선선해지면 다시 한 번 도전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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