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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주택, 혼자 집짓기

집지으면서 잘했다고 생각되는 점! 이케아주방 조명 복층구조 등등

by onHappy 2022.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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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집짓기 대장정이 마무리됐습니다. 모든 경험이 처음이라 실수투성이었지만 수정 보완하며 완성했습니다. 집을 짓고 나니 후회되는 점도 있지만 뿌듯한 점도 많이 있습니다. 잘했다고 생각되는 점을 생각나는대로 적어봅니다. 집을 짓는 분들에게 좋은 정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입주 전 직접 지은 집 실내 풍경
입주 하루 전 거실과 주방.

 

좋은 설계가 편한 집을 만든다. 

 

이 집은 아내와 큰아들, 그리고 제가 함께 설계한 집입니다. 이제 큰아들이 5학년일 때 모바일 설계프로그램을 통해 아빠와 엄마의 의견을 구현해냈습니다. 복층구조에 높은 천정, 그리고 안방과 거실 주방의 남향배치는 너무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주 출입구와 다용도실 문의 위치도 주차와 최단거리로 배치한 게 신의 한수였습니다. 장을 보고 와서 다용도실로 들어오면 바로 정리와 수납이 가능합니다. 

 

 

많은 창문 설치 그리고 단열

 

외부와 통하는 문과 창문의 합이 20개 정도 됩니다. 골조를 함께 한 목수는 이렇게 창문이 많은 집은 처음이라며 혀를 내둘렀지만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특히 거실시스템창호와 뒷편 터닝도어의 배치는 원활한 환기와 바람의 통로로 배치해두어 쾌적한 환경을 제공합니다. 이동 동선에도 큰 도움을 주는 설계였습니다. 많은 창 덕에 적은 평수에도 답답한 점이 없고 채광이 풍부해 겨울인 현재 보일러 가동이 없이 실내온도는 19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단열에도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지붕은 웜루프로 설계, 공기층을 한 번 더 주었으며 서까레를 12인치 구조목으로 두어 최고등급의 단열재가 들어갈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덕분에 여름과 겨울철 쾌적한 실내온도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벽체에도 높은 등급의 단열재를 시공해 집안의 에너지가 소모되는 걸 최대한 막았습니다. 사소한 빈틈이라도 막아둔 게 지금 생각해보니 든든한 마음으로 돌아와줘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1등급 창호 선택과 꼼꼼한 시공이 따뜻하고 시원한 집을 만드는 일등 공신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우레탄폼입니다. 어떻게 쏘는지가 집의 에너지를 날려먹느냐 보존하느냐를 가릅니다. 너무 중요한 내용이라 다른 글에서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복층설계 그리고 건식난방

 

어렸을 때부터 TV에서 보던 복층 건물에서 살고 싶은 생각이 있었습니다. 막상 이사를 와서 살아보니 장점이 너무나 많습니다. 첫번째 장점은 아이들과 소통이 늘었다는 점입니다. 1층과 2층으로 오르내리며 활동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거실과 주방에서 훤히 보입니다. 아파트에선 각 방에 들어가 얼굴 보기 어려웠던 가족들이 서로의 얼굴을 보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소통이 원활하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재미도 더해지는 게 복층의 매력입니다. 빨랫감도 1층으로 훌훌 던져버리면 그만입니다. 높은 천정이 주는 개방감과 실링팬의 멋스러움도 복층의 장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당초 2층은 보일러 배관 설치를 안 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추워지기 시작하고 건식난방을 셀프시공해두었더니 2층이 가장 따뜻한 곳이 됐습니다. 난방을 안 했다면 2층 공간이 불편했을 겁니다. 아이들의 주 생활공간이자 취침공간이기에 건식난방을 해 둔 게 다행입니다. 마침 보일러 설치와 일이 겹치면서 전기가 아닌 가스보일러에 물려두어 에너지 효율도 높아졌습니다. 

 

복층에서 본 주방
복층에서 주방이 직선이다. 주방은 내 글쓰기 장소이기도 하다.

 

많은 콘센트 및 조명 설치

 

전기업자가 투덜댔던 게 콘센트와 조명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한 군데 조명이 아쉬울 정도입니다. 메인조명은 라인조명으로 설치했는데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프로파일을 넣고 퍼티와 페인트를 칠해야 해서 아내와 둘이서 많은 시간을 들인 곳이기도 합니다. 겉에서 보기엔 한 줄인데 3000k 와 4000k 두 줄로 설치해두어 원하는 색상으로 연출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는 대부분 다운라이트를 적용했습니다. 전기업자가 설치한 건 우리집 조명에 20%정도에 불과하네요. 하도 투덜대는 바람에 제가 다 해버렸습니다. 콘센트도 많이 만들어두었습니다. 주방에만 네 개, 보조주방에도 세개의 콘센트가 들어가있습니다. 각 방에도 벽마다 한두개씩은 만들어두었습니다. 결론은 다 쓴다는 겁니다. 콘센트는 많아서 나쁠 게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조명 스위치는 스마트스위치로 설치했습니다. 전기팀이 이상한 걸 써서 일을 복잡하게 만든다고 또 투덜대는 걸 다 참아냈습니다. 집을 지으면서 성격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이케아 주방 설치

 

이사를 앞두고 이케아 주방을 만들라는 아내의 지시가 떨어졌습니다. 마무리 할 일이 태산인데 거대한 산이 또 하나 만들어진 것이죠. 철야를 하면서 이케아 주방을 조립했습니다. 600짜리 하부장이 7개, 코너장이 2개, 300짜리 하부장이 2개입니다. 메인주방과 보조주방을 합친 물량입니다. 상판은 인조대리석으로 주변 싱크대 공장에서 공수했습니다. 12T 인조대리석으로 가격이 어마무시하더군요. 보조주방 상판은 고무나무집성합판으로 직접시공했습니다. 조립할 땐 힘들어 죽는 줄 알았는데 살면서 경험해보니 아내의 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전 잘 모르지만 수많은 전세집을 이사다니며 주방살림에 산전수전 다 경험한 아내가 만족하니 고생한 보람이 느껴집니다. 아내가 이케아 주방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면 일단 침을 한 번 꿀꺽 삼키세요. 한 이틀은 고생하셔야 합니다. 대신 10년은 칭찬받으실 겁니다. 

이케아 주방 조립
이케아 주방 조립 중. 박스지옥을 경험했다.

 

석재데크 셀프시공

 

이건 추천은 못해드리겠습니다. 그냥 업자에게 맡기세요. 대신 목재테크와 석재데크 사이에서 고민 중이라면 무조건 석재를 추천드립니다. 목재데크가 시공된 집에서 살아본 입장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목재데크의 효율이 저하됨을 체험했습니다. 관리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 결국 재시공을 해야하는 목재데크의 숙명을 생각해봤을 때 반영구적으로 사용하는 석재데크의 편의성과 비용지출의 종료됨을 따라올 수 없다는 결론에 다다랐습니다. 감히 석재데크를 셀프로 시공하고 있는데 보통 힘든 게 아닙니다. 아직 공정률이 20%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너무 어렵습니다. 데크는 현무암 판석으로 하시고 대신 전문가에게 맡겨서 하시는 걸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잘못하면 허리가 다 나갑니다. 

 

석재 절단
석재 절단. 물을 안 뿌렸다가 날이 다 녹아버리는 경험을 했다.

 

도배 마감? 페인트 마감 

 

이건 취향인 것 같습니다. 우리집은 페인트로 마감했습니다. 덕분에 전 수준급의 퍼티 기술을, 아내는 샌딩과 페인트 칠 기술을 장착하게 됐습니다. 도배를 맡겼어도 무방했겠다 싶습니다. 워낙 화이트를 좋아하는 아내이기에 겁없이 페인트 시공을 셀프로 진행했는데 다시 하라면 못 할 것 같습니다. 오죽했으면 퍼티지옥이라고 부를 정도로 일이 많습니다. 도배도 좋은 선택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완성된 후 살아보니 페인트의 장점이 있습니다. 일단 깨끗해보이고 잘 지워집니다. 전원주택 특성 상 아이들 손에 흙이 묻어있습니다. 벽을 만지면 손자국이 남는데 물티슈로 쓰윽 닦으면 잘 지워집니다. 또 한가지 장점은 빔프로젝터 화면이 잘 보인다는 점입니다. 거실벽에 빔을 쏘고 월드컵을 시청하거나 영화를 시청하는데 그 맛이 매우 훌륭합니다. 페인트는 셀프 보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떠오릅니다. 

하얀 페인트 하얀 실링팬
하얀 페인트 하얀 난간 하얀 실링팬

 

혼자 해냈다는 것.

 

고집스럽게 많은 공정을 혼자, 그리고 아내와 아들들과 함께 했습니다. 직영으로 외주를 준 건 타일, 전기, 설비, 마루, 장판입니다. 터파기 기초 철근배근 콘크리트 타설 정화조설치 오하수 배관 목조 골조 지붕 창호설치 외장재 내부인테리어까지 3년이 걸렸습니다. 그 동안 유튜브 오디오북과 친구하며 수많은 책을 귀로 읽어나갔습니다. 지식과 수많은 경험이 쌓였으며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사람이 못 하는 게 없다는 걸 직접 보여줬습니다. 제 자신에게도 증명했습니다.

 

철근 배근하는 큰아들
철근 배근하는 큰아들 당시 5학년.

성공을 집짓기에 비유하는 글이 많습니다. 집짓기를 해봤으니 이제 성공을 이루는 게 쉬워졌습니다. 그래서 또 다른 도전 과제를 만들었습니다. 그 목표도 3년 안에 달성할 계획입니다. 이게 집짓기를 해보니 좋았던 점 1순위가 아닐까 싶습니다. 꿈을 이루는 삶을 살기로 마음먹은 건 집짓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집짓기에 도움을 준 가까운 지인분들이 계십니다. 그분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합니다. 이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께도 감사함을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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