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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주택, 혼자 집짓기

나, 스스로 집을 짓겠다 마음 먹었다.

by onHappy 2020.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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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일을 벌일 때가 한참이나 지났다. 

몇해 전엔 전원주택으로 이사도 가고 

다시 도시로 돌아오고

또 병이 도져 한밤에 랜턴 하나 들고 낙지를 잡겠다며 혼자 밤바다를 누비기도 했다. 

그런데 직장에서 일을 하면 할수록 나는 지워지고 일만 쌓여갔다. 

 

일이라는 건.... 회사에 수익을 안겨주지만 지나고 보면 내겐 스쳐지나가는 것들이었다. 

물론 그 중에선 내 포트톨리오가 되어 '나'라는 사람을 설명하는 재료 중 하나로 사용되는 

가치있는 것들도 많았지만 반복적인 업무에서 오는 피로감은 쉬이 사라지지 않았다.  

 

뭔.가.인.생.의 .큰. 획.이. 하.나. 필.요.했.다. 

 

그래서 마음먹었다.

15년 정도 묵힌 나의 꿈을 더 늦기 전에 잉태시키기로...

혼자 집짓기를 시작한지 80일과 90일 사이... 집은 지어지고 있다. 

 

결국 나는 일을 저질렀다. 

땅을 구입하고, 군청과 무수히 많은 싸움을 거쳐 개발 허가를 득하고

포크레인으로 얄팍한 흙 속에 숨어있던 무식하게 단단한 암반을 수일에 걸쳐 깨냈다. 

옹벽을 세워 원래 경사였던 땅을 평지로 만들고나니

나무가 살던 자리를 납작하게 만드는 일에 비용을 거의 대부분 소진한 상태였다. 

회사일이 너무 바빴고 난 현장에 가보지 못한 상태로 무리하게 일을 추진하고 있었다. 

 

대출 압박이, 넘치는 회사일이 일을 조금 쉴 수 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잠시 회사일에 빠지다보니 시간을 빙글빙글 순식간에 돌아가 해를 거듭하고 있었다. 

 

집을 지어야 하는데.... 라는 생각을 만 번쯤 하고 나서 회사에 통보를 했다. 

저 육아휴직 냅니다. 

집 지으려고요. 

다녀올게요. 

...

진짠데요... 

 

남자로는 1호 육아휴직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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