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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주택, 혼자 집짓기

보강토 쌓기. 건축주가 준비해야 할 것은? #계약서 작성은 필수

by onHappy 2021.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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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 부지처럼 지적도상 경계는 있는데 현황은 연속된 토지의 경우

토목작업이 필요하고 필연적으로 단차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 때 두 토지의 경계 담을 윗 토지주가 쌓아야 하는지 아래 토지주가 쌓아야 하는지 의견이 분분합니다. 

 

작업자가 그리드를 옮기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쉬운 사람이 쌓는다입니다. 

원칙은 윗 부지 사람이 자신의 땅이 무너지거나 토사가 흘러

아랫부지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합니다. 

 

그러나 아랫부지 건축주가 먼저 개발을 한다면 개발에 의해 생기는 법면에 대한 마무리를 지어야 합니다. 

그래야 개발행위에 의한 윗 토지의 손상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죠. 

기초가 암반이라 별도의 보강 없이 보강토를 바로 쌓는다. 

때문에 기다리는 자가 승리하는 겁니다.

그러니 내가 급하다면 손햅니다. 그래도 해야 한다면 할 수 없죠.

법면을 만들어 풀을 심던 조경석을 쌓거나 석축을 쌓아도

내 땅 안에 쌓아야 하는 겁니다. 

윗 토지주가 "뭘 하던 내 땅은 건들지 마쇼~"라고 할테니까요. 

 

2단이 올라갔다. 포크레인과 어르신 두 분이 손을 맞추신다. 

 

윗토지주가 개발을 시작했다면 보강토나 법면, 석축면이 그 분의 땅 안에서 끝나야 합니다.  

아래땅 주인이 "뭘 하던 내 땅은 건들지 마쇼~" 라고 할거니까요. 

 

어쨌든 우리집 건축에서 큰 비용이 들어간 보강토 쌓기가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아래 토지주와 협의해 반반 부담하고자 했으나 아랫집 아저씨는 애초부터 건축 목적이 아닌

토지 분양에 더 관심이 많았던 터라 맘대로 하라는 입장이었습니다.

급한 사람이 제가 된 겁니다. 

 

보강토 안과 후면에 잡석을 넣고 그 뒤로 공간은 주먹만한 돌과 흙으로 메꾼다.

 

 

할 수 없이 보강토를 100% 자비로 쌓게 됩니다. 

보강토를 쌓는 데 건축주가 알아야 할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보강토의 품질. 

2. 그리드의 강도

3. 시공팀의 전문성

4. 하자 발생 시 책임

5. 가격. 

 

보강토도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귀찮아도 평생 쓰고 봐야 할 보강토이니만큼 신경을 써야 합니다.

편한 방법은 보강토시공업자에서 일괄로 맡기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꼼꼼하게 하려면 아래 방법도 있습니다. 

 

1. 내 건축부지 가까운 곳 보강토 생산업체를 세 군데 방문합니다. 

2. 보강토를 육안으로 확인하고 기존 시공현장을 물어봅니다.

3. 시공팀은 보강토 회사에서 연결해줍니다. 기존 시공 현장을 확인하고 연락을 취해 

시공에 대한 세부 협의를 이어갑니다. 

 

하수관 전기선 등 미리 매립해야 하는 걸 꼭 확인한다.

 

시공팀과 연락하기 전에 보강토 시공 시방서를 숙지하고 있으면 좋습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보강토는 그리드 시공이 필수입니다. 그리드는 몇단마다 까는지, 잡석은 어느정도 폭으로 넣는지, 그 잡석의 골재는 폐골재는 아닌지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다른 건 몰라도 그리드는 보강토 3단마다 한 번씩 깔아야 합니다. 

그리드 두께도 6mm, 9mm 제품이 있습니다. 

가격차이가 크지 않으니 두꺼운 것으로 하는 게 좋겠습니다. 

 

매 단마다 잡석, 뒷채움, 롤러다짐 / 3단마다 그리드 시공 무한반복이다. 

 

 

가장 중요한 건 계약서를 작성하는 겁니다. 

보강토 회사는 보강토를 납품하면 끝납니다. 

정작 중요한 건 시공업체입니다. 시간이 오래 걸려도 그리드를 규정대로 깔고 

잡석을 채운 후 롤러 다짐을 열심히 해야 보강토 옹벽이 무너지지 않습니다.

 

19년도에 1차 시공을 하고 올 봄, 보강토를 추가로 시공했는데

보강토 시공 가격은 지역마다 다르지만 제곱미터당 12만원 전후로 가격이 책정됩니다. 

여기엔 보강토, 그리드, 잡석, 포크레인, 롤러와 인건비가 포함됩니다.

 

올해는 현장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계약서에서 80만 원 추가된 사항으로 일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난이도가 높아져 작업 시간이 늘어났지만 약속된 금액으로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계약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드 시공은 필수다. 

 

2019년에 쌓았던 팀은 업체가 아닌 개인으로 노인 3분이 한 팀이었습니다. 

글에 쓰인 사진 모두 2019년의 사진입니다. 

 

사업자 등록도 없었지만 지역에서 많은 현장을 맡았던 분들이라

믿고 일을 부탁드리면서 계약서를 요구했습니다.

그 어르신도 처음으로 보강토 쌓으면서 계약서를 써본다고 하셨습니다. 

고령의 팀이라서 불안한 감도 많았지만 꼼꼼하게 잘 시공해주셨습니다. 

 

 

보강토를 건축주가 직접 쌓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소규모 공사라서 포크레인 부르기도 애매하다면 모를까 생각보다 자재 무게가 상당해 자가시공은 머리에서 지우시길 바랍니다. 

 

보강토 높이에 따른 규정도 있습니다. 

5미터가 넘어가면 별도의 설계가 있어야 하며 단을 주어 쌓게 되어있습니다. 

직영 건축이나 스스로 건축을 진행하고 계신다면 법규를 공부하는 건 피할 수 없습니다. 

산지, 농지, 건축 법규도 조금씩 바뀌니 블로그 글을 믿지 마시고

직접 본인이 거주하는 곳의 법규와 조례를 꼭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보강토와 잡석. 그리고 우리터에 무수히 많았던 뒷채움석

 

보강토 시공을 위해선 꽤 넓은 땅이 필요합니다. 

포크레인이 작업을 하고 잡석과 보강토를 놔둘 곳이 필요하니까요. 

이 부분도 건축주가 미리 확보해두어야 당일 현장에서 어려움이 없습니다. 

 

하루만에 9단이 올라갔다. 내일까지 하면 되겠다. 

 

처음 절개지가 생겼을 때 콘크리트 옹벽과 보강토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보강토를 선택한 건 지반이 암반이라 압이 덜할 것 같고 미관상 더 예뻤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한 번에 공사를 마무리 못하고 두 번에 나누어 쌓았다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잘 한 점은 바로 미리 알아보고 좋은 팀을 섭외해 튼튼하게 시공했다는 것과

계약서를 써두었다는 겁니다. 

한 장의 종이에 불과한 계약서는 매우 큰 힘을 발휘합니다. 

두 번 시공한 이유와 계약서의 든든함은 다음 글에서 이어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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