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쌓은 보강토 높이가 3700입니다. 캡까지 씌웠죠.
이정도만 돼도 상당한 위압감을 느끼게 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조금 더 올려야겠습니다.
마당의 모양도 대략 잡혔는데 앞 부분이 급하게 낮아지는 모습이었죠.
흙을 더 채워야 하는데 앞이 뚫려있으니 비가 오면 난리가 나겠죠?
1미터 정도 높이로 앞을 막아줄 무언가가 필요했습니다.
보강토를 더 쌓을지, 콘크리트 옹벽을 칠지, 조경석을 쌓을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집 건축이 진행되면서 전기업자, 목재상, 방통차사장님, 도로포장 업체 등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들의 의견이 모두 다릅니다.
누군 조경석을 쌓고 철쭉을 심으라고 하고 누군 위험하니 옹벽을 치라 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보강토 위에 옹벽은 아닌 것같습니다.
조경석을 쌓자니 풀관리가 또 어렵겠습니다.
토목설계사무소에선 답을 주지 않습니다.
우리 현장을 잊은 건지... 도통 관심이 없습니다.
결국 "보강토로 시작했으니 보강토로 끝내자"로 결정했습니다.
마침 동네에 보강토 회사가 걸어둔 플랜카드가 보이네요.
보강토는 지난해 시공했던 회사의 제품을 사용하기로 하고 계약을 맺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큰 돈 들어가는 공사는 계약서를 작성하는 게 기본입니다.
시공팀이 바뀐 건 2019년에 시공했던 분들이 고령으로 일을 못하신다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임야에 집을 지으며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이번에도 큰일입니다.
잡석 트럭이 못 올라온다고 전날 저녁부터 전화가 울립니다.
보강토 회사 사장님은 계약서 작성한 친구가 현장을 쉽게 생각해
너무 적은 금액에 계약했다면 아우성이십니다.
우리집 난이도가 높은 건 사실이기에
장비대+인건비를 추가 지급하기로 하고 시공을 맡깁니다.
대신 전 시공팀을 믿고 현장에 상주하지 않습니다.
출근해서 업무를 처리하고 현장은 다 맡겨둡니다.
계약서가 있기에 현장이 염려스럽지 않았습니다.
하루 예정됐던 일이 이틀이 걸렸습니다.
현장을 확인하고 계약서 비용에서 약속드렸던 추가비용을 지급합니다.
이장님께서 말씀하시길 이 팀들 정말 고생 많았다고 합니다.
소운반용 추가 화물차와 추가 인력까지 동원돼 공사를 마쳤다고 합니다.
사장님께 따스한 문자로 보답합니다.
드디어 보강토 공사를 끝냈습니다.
짜잔~ 드넓은 마당이 생겼습니다.
옹벽이나 석축을 쌓았으면 후회했었겠다는 안도의 한 숨이 나옵니다.
시공 후 봄비도 많이 맡고 긴 장마도 잘 견뎌냈습니다.
보강토는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자기 자리를 잘 지켜주고 있습니다.
이제 보강토 끝면을 이어줄 석축 작업과 울타리 시공이 급해졌습니다.
아직 집 내부 석고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화장실은 간신히 태고합판만 붙여두었습니다.
할 일이 태산입니다. ㅎㅎ
주중엔 출근하고 주말에만 일하니 어쩔 수 없습니다.
남에게 맡겨볼까도 수없이 생각해봤지만
포기하기가 싫어 여전히 혼잡니다.
다음 글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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