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에 짐을 풀고 산책을 나간다. 숙소에서 번화가(?)까지 5분, 바닷가까지 10분이다. 날씨가 불안했지만 아이들과 함께 한 가족 산책은 예쁜 바다도 구경하고 좋은 사진도 찍을 수 있어 성공적이었다. 게다가 인상적이 카페를 들러 색다른 시간을 보냈다.
제주 얕은 바다 입수 그리고 커피냅로스터스 카페.
9월 1일 제주여행 첫날이다. 여차저차 하니 오후 네 시다. 일단 시장하니 밥을 먹으러 번화가로 내려간다. 숙소가 위, 번화가는 아래다. 제주 지형 특색상 대부분 그렇다. 가까운 곳에서 밥을 먹고 바다로 향한다. 날씨가 꾸물꾸물했지만 하필 내일부터 11호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온다고 하니 바다를 접하는 걸 늦출 순 없었다. 하귀마을 바닷가로 내려가는 길엔 작은 하천이 도로 옆으로 흐르는데 큰 게들이 그곳에 살고 있어 아이들이 신기해한다. 게다가 무심코 내려다 본 하천 웅덩이에서 우린 장어와 게의 싸움도 볼 수 있었다. 하귀마을 바닷가는 큰 특색은 없지만 아이들과 놀기에 또 부족함은 없다. 날씨까지 추워져 발목 정도 담그고 놀기엔 이곳도 충분하다.
바다엔 해녀들의 휴식처가 있다. 바람을 피하며 불을 피우고 복장을 점검하며 물때를 기다리던 곳이다. 아이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는 와중에 물 속에서 말랑거리는 것이 보인다. 해파리다. 누가 먹고 버린 해파리다. 해파리 천적이 뭐였더라?? 이렇게 직접 움직이면 아이들 기억에 남을 시간들이 쌓이게 된다. 이 기억이 스마트폰에 중독된 요즘 아이들의 머리 속에서 작은 씨앗으로 오래 간직된다.
30여분을 놀고 조금 더 산책을 진행한다. 오... 여기였구나. 고래. 우영우를 보면서 제주의 고래 벽화가 떠올랐는데 어디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했었다. 여기였구나. 이제야 기억이 떠오른다. 사진이 잘 나온다 폭퐁이 온다는데 아직은 하늘이 버텨주고있다.
나오는 길에 분위기가 독특한 건물이 보인다. 간판도 없다. 주거건물은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가까이 가보니 카페다. 카페임을 알리는 어떤 표식도 보이지 않는 이곳엔 어떻게 알고 많은 이들이 커피를 즐기고 있었다.
재주엔 유독 11가로 배치된 집들이 눈에 띈다. 입구 옆에 한채, 마당을 사이에 두고 다른 한 채가 마주보는 형태다. 이 카페도 마찬가지다. 독툭한 건 큰 팽나무가 마당 한켠을 채우고 있고 마당이 반듯하게 포장되어있다는 점이다. 건물만으로도 충분한 인스타 사진을 제공하지만 마당도 잔디가 또는 제주의 돌들이 채우고 있었다면 어땠을까 상상해본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시각을 즐겁게 하는 공간이 펼쳐진다. 분명 구옥을 리모델링 한 공간인데 과거의 낡음을 벗고 지금을 미니멀하게 잘 담아냈다. 비용은 줄이면서 공간의 스토리를 반전시키는 센스가 있는 주인장이다. 건물은 두 채, 주문을 받는 곳에서도 차를 즐길 수 있지만 공간은 마당 맞은편 공간이 더 편하다.
우린 마당에 자리를 잡았다. 아이들이 조용히 있지 않으려 하니 넓고 트인 공간이 편하다. 조금 기다리니 차와 빵이 나왔다. 이제 커피는 대부분의 카페가 로스팅 기술과 원두의 상향 평준화가 이뤄져 그 다름이 크지 않다. 이곳도 그 맛은 크게 흠잡을 것 없이 무난하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 공간의 아이디어에 감탄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젊은이들이 의기투합해서 돈을 벌고자 창업했는지 어떤 자산가의 가게인지는 모르겠지만 전자였으면 좋겠다. 젊은이들이 돈을 많이 벌어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면 좋겠다. 돈은 넘친다. 아직 가져갈 자격이 안 될 뿐이다.
영차!! 이제 집에 가자.
분명 우리 집은 육지에 있지만 아이들은 제주에서 에어비엔비 숙소를 집으로 금방 인식한다. 우리 유전자 어딘가에 유목민의 DNA가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집을 떠나와 생소한 곳을 금방 탐색하고 적응하고 눌러앉으면 내 집으로 공표하니 그렇다. 숙소는 마당 딸린 단독주택이다. 이 집을 보면서 우리의 미래를 그려보기도 했다. 자세한 내용은 차차 다뤄보겠다.
이번 여행 컨셉은 최대한 여유롭게 즐기고 느끼기. 또한 매일 매일을 기록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그런데 태풍이 오신단다. 아이고... 쫄린다. 내일은 어딜 가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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