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지해안 선녀탕 스노쿨링을 계획했다. 열심히 달려 도착했으나 주차장 관리하는 아주머니들이 막아선다. 태풍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파손됐단다. 눈으로만 구경하고 어디 갈까 고민했다. 논짓물을 추천받았지만 수온이 너무 낮지 않을까 걱정됐다.
황우지 선녀탕 스노클링 대신 찾아간 월평포구. 스노쿨링 명소 인정.
아주 유명한 곳은 아니었다. 소소한 후기와 사진이 남은 곳. 월평포구. 토착해서 휙 둘러보니 오른쪽은 갯바위, 왼쪽은 선착장이었다. 정보가 적어 왼쪽 선착장이 그곳인 줄 알았다. 눈으로 봐도 깊이가 후덜덜... 너무 깊어 스노쿨링이 가능할지 고민됐다. 어찌해야 하나 고민하다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발견했다. 내려가니 안 보이는 절벽쪽에 수영복 차림의 남자가 한 명있었다. 그래. 어쩐지 여기가 맞구만.
월평포구는 두 곳의 스노클링 웅덩이가 있다고 이해하면 좋다. 수심은 거의 비슷하다. 웅덩이를 벗어나면 파도와 조류가 강하니 아이들과 함께 스노클링한다면 두 웅덩이 안에서 즐기는 걸 추천한다. 깊이는 체감상 간조때 170정도, 만조면 230정도다. 간조 땐 파도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 물속을 보니 웅덩이 경계쪽에 수중 여가 있어 파도를 상당히 막아준다. 이 여를 벗어나면 꽤 깊어지며 자리돔부터 수많은 물고기를 볼 수 있다.
스노크링 장비를 챙겨왔지만 물이 줄줄 들어왔다. 아이들이 지난해 고무로 된 원형판을 만지작거렸는데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다이소와 이마트는 이미 여름물건을 죄다 철수한 상태라 롯데마트를 샅샅이 뒤져 스노클링 마스크와 오리발을 구해왔다. 그 덕에 이 재미있는 스노쿨링이 시작됐다.
월평포구의 장점은 웅덩이별로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지반이 큰 자갈이라 아이들이 잔뜩 모래를 붙히고 와 차량과 숙소가 모래 범벅이 되어 세차장을 찾아야 하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 둥글둥글한 돌이 많아 맨발로 수영을 즐겨도 발을 다칠 위험이 적다. 대신 군데군데 성게가 있어 아쿠아슈즈 정도는 신어주는 게 좋아보인다.
수심이 180 전후다. 수영이 서툰 사람이라면 위험할 수 있다. 아이들도 튜브만 가지고 놀기엔 위험하다. 아무리 항아리 모양이라 해도 바다는 바다다. 구명조끼가 꼭 필요하다. 눈을 크게 뜨고 보면 소라를 만날 수 있으니 잘 찾아보자. 우린 두 마리 잡아서 먹으려다가 잘 살으라고 다시 놔줬다. 뿔소라 껍데기만 보면 먹을 게 많아보이지만 삶아놓고 보면 먹을 게 생각보다 적다. 수중카메라가 없어 물속을 찍진 못했다. 다양한 물고기가 있으니 제주 여행 중이라면 직접 확인해보시면 좋겠다.
와이프는 물에 들어가는 걸 싫어한다. 높은 절벽으로 이뤄진 지형이 풍부한 그늘을 만들어주니 앉아 쉬기 편하다. 만조가 되면 물이 생각보다 많이 올라온다. 가져간 짐이 유실되지 않게 두는 것이 좋겠다.
이렇게 제주 보름살기가 저물어간다. 다음 글에선 아이들을 TV에 맡기고 찾아간 도두봉 그리고 용연교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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