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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이야기

무작정 떠나는 여름휴가 6/7 가자! 동해로.

by onHappy 2015.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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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도 식후경.

정말 맞는 말이다.

동물은 먹어야 산다. 규칙적으로.

안기지가 검색한 식당으로 달려간다.


불국사도, 석굴암도 미안하지만 찌는듯한 더위 앞에서 에어컨 시원한 식당보다 매력적이진 못하다.







맛집 리뷰는 잘 안 한다. 

그래서 이곳 상호는 놔둔다.

수많은 블로거들이 이미 글을 쓰고 또 썻으니 거기에 보태는 건 가치없는 짓이다.



이곳 인테리어는 뭔가 친근감이 생기다 난잡함에 살짝 거부감이 생긴다.

맛도 그럴까?



장독에서 풍기는 장 냄새는 우선 합격.




기본 메뉴에 전병까지 시켜봤다. 

매워서 아이들은 못 먹고 구조라 해수욕장이 내려다 보이는 정자에서 내 술안주가 됐다.



늦은 시간 도착한 고래불 해수욕장.

처음엔 영덕 청소년 해양환경체험센터 주차장에서 일박을 할 생각이었다. 

카라반 주차하기에도 안성마춤에다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전망도 일품이었다.

바위들이 경계를 둔 아담한 바다는 아이들이 놀기에도 좋은 조건이었다.

그러나 뭔가가 부족했다. 

그래서 달구지캠핑 카페 회원들이 추천해준 고래불 해수욕장으로 달렸다.

그들이 말한 바다가 보이는 정자가 어딘지 몰라 많은 시간을 허비했고 결국 찾은 정자는 도로변과 너무 인접한데다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해 일박하기 쉽진 않았다. 


여행이 그렇지 뭐. 조금 불편하고 힘들고 그래도 마냥 좋은 것. 



불빛에 이끌린다. 

한창 여름 휴가의 피크철이지만 밤바다는 사람 그림자가 드물다. 

집어등. 오징어가, 갈치가 불빛에 모여든 먹잇감을 노리듯 사람들도 불빛 속에서 배를 채우고 시야가 넓어짐에 안도감을 느낀다.


쿵짝쿵짝 짝퉁 각설이가 흘러간 트로트를 부르고 식당을 통째로 옮겨노은듯한 천막들에선 기름 냄새가 흘러나온다.

별로다. 

작은 리어카들에서 이런 저런 메뉴를 부페처럼 즐길 수 있는 야시장이 좋다. 

외국에선 흔한, 우리나라에선 찾아보기 힘든 또 하나의 아쉬움이다.



모래. 발자국과 바람이 이리저리 파헤친 물결. 

둘째는 작고 보드라운 모래가 신기하다. 

첫째는 더이상 모래가 매력적이지 않다.

너무 많이 알아버렸으니 끌리지 않는 게 당연하다.



밤새 소음에 시달렸다. 

한여름임에도 더위를 못 느끼고 잠들었지만 차량의 왕래와 인근 정자에서 한 장 기울이는 방랑자들의 목소리는 자꾸 잠에서 내 정신을 끄집어냈다. 


오늘은 날씨가 어떻려나? 

야영장 구경을 떠난다. 


텐트... 

사람들의 임시 거처. 

여행. 

난민.

어쩌면 난 텐트를 치고 싶어 캠핑을 시작했는지 모르겠다. 


자동텐트를 사면서 내가 한 가정의 가장이라는 사실이 불현듯 떠올랐다.

텐트는 아버지가 치는 것이라는 관념때문이었을까? 



시간이 흘러 세 아이의 아빠가 됐다. 

많은 텐트가 우리의 추억을 만들어줬고 이제 아이들이 우리의 추억을 만들어준다.



저기 봐. 

큰 녀석이 작은 녀석 고개를 억지도 돌린다. 

놔둬라. 

지가 보고 싶은 걸 보게. 

너도 그랬다.

아니라고 잡아떼도 증인이 둘이니 네게 승산은 없다.



그래도 고래불 해수욕장 정자자리는 이웃이 있어 좋았다. 

중고 버스를 캠핑카로 개조해 두 가족이 여행을 다닌다는 광양 아저씨.

세 아들의 아빠라는, 캠퍼라는, 가장이라는 공통점에 술 한잔 기울이면 좋았겠는데 일찍 주무셨다.


사람이 너무 없으면 무서워하는 안지기에게 이들 가족의 존재는 경찰보다 나았다. 

내부 구경도 시켜주시고 카라반 나갈 때 뒤를 봐주셔 고마운 마음이 깊이 남았다. 



바다로 이어진 길. 

누가? 왜? 

얼마나? 

괜한 상념이 지나간다.



잘있어 고래불. 

다음에 찾는다면 텐트 하나 들고 시원한 솔숲에서 하룻밤 부탁하련다. 


그런데 우리 어디로 갈까? 

지도봐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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