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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주택, 혼자 집짓기

혼자 집짓기_땅에 밀가루로 그림 그리기_레이아웃 #육아휴직

by onHappy 2020.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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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주택 혼자 집짓기 시리즈를 이어갑니다. 

현재는 육아휴직이 종료된 시점이라 출근하고 일하고 다시 일상의 루틴으로 돌아간 상태. 

집 지을 때도 시간이 모자르더니 출근해도 그 상황은 똑같아 글이 미뤄지고 있습니다. 

꾸준히 다 적어 올리는 그날까지 글을 이어보겠습니다. 

오늘은 기초입니다. 

 

이놈에 돌덩이들... 1년이 넘게 골라냈는데도 돌이 계속 나온다. 돌은 번식을 한다는 결론에.. 

 

우선 집 지을 지반을 정리했습니다. 돌이 하도 나와 정리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대충 걸어다니는 데 큰 장애가 없을 정도로는 포크레인과 인력 (Feat. 갈쿠리)의 힘으로 집을 지을 만한 땅으로 바뀌었습니다.

 

 

집도 없는 땅에 주변에서 나눠주신 식물을 열심히 심고 있다.

땅이 골라지자 주변에서 이런 저런 식물들을 던져놓고 가십니다. 나중에 다시 돌려드려야 하나 고민스럽기도 하지만 일단 심어봅니다. 공사에 걸리적거리지 않게 미리 위치를 잘 고민해보고 심었습니다. 

그래도 상당히 걸리적거리더라는.... 

 

아이들과 열쒸미 설계도대로 땅에 그림을 그리자!

마트에서 미리 사온 밀가루를 드디어 개봉합니다.

레이아웃이 시작됩니다. 

1. 기준점을 하나 잡고

2. 직각을 보고

3. 거리를 측정해

4. 실을 고정하고

5. 밀가루를 뿌린다.

 

대략 이런 작업입니다.

주택 기초의 직각을 보는 방법은 여럿이 있습니다.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이용하는 방법을 주로 쓰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 중국산 레이져레벨기를 사용했습니다. 

주간이라 레이져가 안 보입니다. 그러나 나름 요령을 습득해 레벨기로 정확한 직각을 잡아낼 수 있었습니다. 

정확한 지점을 잡았다면 콘크리트 못으로 깊이 박아두고 실을 이용해 레이아웃을 이어갑니다. 

레이아웃의 허용 오차는 크게 잡아 50mm입니다. 대각의 길이에서 그렇다는 것입니다. 다시 땅을 파고 버림을 치고 다시 레이아웃을 봐야 하기에 지금은 오차범위를 조금 넓은 범위에서 설정해도 괜찮을 것입니다. 버림의 폭이 300mm는 될 것이기에 50mm정도의 오차는 괜찮다고 생각이 됩니다. 제 경우 오차는 3mm이내였습니다. 

중국산 레벨기의 성능이 다행히 좋았던 모양입니다. 

 

실을 모두 고정한 상태에서 밀가루를 뿌려 잘 보이게 만듭니다. 이 라인을 따라 포크레인으로 땅을 바로 팔 것이 아니기에 아이들과 재미있게 뿌렸습니다. 이번 레이아웃의 목적은 목조주택을 짓기 전 안사람과 아이들에게 집의 구조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수정을 거치기 위함입니다. 

 

여기가 안방, 여기는 거실, 주방, 현관... 이렇게 보니 참 작다는 느낌이 듭니다. 작게.. 무조건 작게... 를 외치던 와이프도 이렇게 보여주니 5평 정도는 더 있어야 겠다고 인정을 합니다. 목적달성!! 

 

계절은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던 3월의 어느 날이었다. 바람은 차가웠지만 햇살은 부드럽게 봄의 방문을 예고해주고 있었다

 

그림도 다 그렸다면 버림 치고 레이아웃을 다시 하면 준비 완료!! 그러나 우리에겐 설계변경이라는 과제가 다시 던져졌다. 

 

땅에 그려진 레이아웃을 본 아이들과 와이프는 작다는 것을 실감하는 중이었습니다.

얼마 안 가 집을 늘리자는 결론에 이르렀고 아마 며칠은 옹기종기 모여 늘어난 집을 다시 요리조리 돌려보겠죠. 설계프로그램도 야매로 공부해보니 써먹을 곳이 정말 많았습니다.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서.. 

 

보통의 경우 레이아웃이 끝나면 땅을 파고 버림콘크리트를 치고 그 위에 다시 레이아웃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재설계>버림>레이아웃의 과정을 밟았습니다. 

뭔가 빠졌다고요? 맞습니다. 땅을 안 팠습니다. 땅 위에 그대로 버림을 치고 미장을 하고 레이아웃!!  

왜 땅을 안 팠냐고 물어보신다면 대답은 "안 파져~~"입니다.

땅이 암반층이라 팔 수가 없습니다. 아니, 팔 순 있지만 민원을 감당할 수 없었습니다. 이 암반을 깨내는 것만 해도 작은 집 지을 정도의 예산과 시간, 마을 주민들의 진동, 소음공해 묵인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더 이상 땅을 판다는 건 나를 위해서도, 주민들을 위해서도 피하는 게 맞다는 결론이었습니다.

 

땅을 안 파고, 심지어 거푸집을 세우지도 않고 버림을 치는 예. 

며칠 후  설계를 바꾸고 레이아웃을 다시 하고 레미콘 차를 불렀습니다. 

언덕 오르느라 고생한 레미콘 차는 이렇게 버림 치는 건 또 처음본다며 혀를 내두르고 가셨습니다. 

결론은요? 성공입니다. 

포크레인 기사님이 잘 부어주고 와이프와 전 열심히 미장해 버림을 쳤습니다. 

틀이 없어 삐뚤삐뚤해 보여도 레이아웃을 하고 그 위에 유로폼을 세우는 데엔 부족함이 없는 버림이었습니다. 

 

버림을 치는 내용 그리고 레이져 레벨기를 주간에 별다른 장비 없이 보는 방법에 대해선 

다음 시간에 계속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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