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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주택, 혼자 집짓기

혼자 집짓기 _ 다락방 외벽 세라믹 사이딩 시공, 드디어 아스팔트 슁글도 끝!!

by onHappy 2021.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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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에 올라와 작업을 시작한 게 언제인지도 가물가물하다. 

순서를 잘 모르니 실수 투성이다. 

방수시트 상태로 방치된 게 세 계절. 이제 끝내자. 

 

이거 머선 일이고?

슁글 작업과 뻐꾸기창 측면 세라믹 사이딩 작업을 병행하다보니 계단실 위 지붕 상태가 말이 아니다. 세라믹 사이딩을 재단하면 엄청난 분진이 일어난다. 숨을 꾸욱 참고 재단, 붙여보면 뭔가가 틀어져 있다. 다시 재단.... 몸은 힘든데 시간은 없다. 다음 주말 사이에 비 예보가 있어 지붕도 덮어야 하는데 몸뚱아리는 하나다. 

 

두 아들은 신 났다. 신발을 신고 놀아라. 못 찔릴라... 

주말마다 아빠가 집지으러 가출하니 아이들도 놀러와야 아빠 얼굴 볼 수 있다. 다행히 마당에 위험요소는 별로 없어(?) 큰 신경 안써도 잘 논다. 형제가 있어서 좋은 게 이런 것인가보다. 자기들끼리 싸움고 화해하며 종일 논다. 

물 한 잔 들이켰으니 다시 지붕으로 올라가볼까나?

 

역시 초보 티가 팍팍 난다. 

세라믹 사이딩을 재단하려면 도자기날을 끼운 공구가 필요하다. 고속회전하는 날을 들이밀면 엄청난 분진을 일으키면서 세라믹 사이딩이 잘려나간다. 무게가 나가는 자재라 한 번에 시공이 되면 좋은데 왕초보에게 그런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는다. 한쪽 벽면을 붙이는 데 10번 이상은 들락거렸는데 결과가 이모양이다. 양날조이너를 넣고 다시 시공할까 싶은데 시간이 별로 없다. 벌써 일요일 오후, 내일이면 다시 닷새를 출근해야 한다. 세라믹 사이딩은 잊고 아스팔트 슁글 작업으로 이어간다. 

 

맙소사. 이렇게 잘 잘리다니!!!! 

슁글을 자르는 데 여태 커터칼을 썼다. 

그것도 세 장이 한계였다. 그런데 문득 앵글을 자르려고 가지고 올라온 그라인더가 눈에 띄는 게 아닌가? 

슁글을 대여섯장 포개놓고 잘랐더니 순식간에 절단된다. 아스팔트 슁글 절단은 글라인더가 갑이구나... 

지붕을 거의 다 덮었는데 이제서야 이런 깨닳음을 얻는다. 

 

저녁 7시 20분... 퇴근 시간이다.

 

해가 뉘엇뉘엇 지는 시간이 되어서 뻐꾸기창 위 벤트가 올라간다. 피스를 드르륵 박았는데 아직 어둡지 않다. 다행히다. 끝내버려야지  

 

지붕 모서리에 전용 슁글을 붙여 마무리했다. 

지붕면이 서로 만나 생기는 각진 부분은 (힙) 전용 슁글로 마무리해줬다. 물의 흐름을 생각해 아래에서부터 슁글 못으로 고정하면서 올라온다. 못자리에 실리콘을 발라주면 금상첨화겠지만 해가 지는 관계로 실리콘은 생략, 대신 더 많은 면적을 윗장으로 덮어 혹시 모를 누수에 대비했다. 

 

진짜 퇴근시간. 공구들은 천창으로 모여!!

 

천창이 있어서 좋은 건 이런 거다. 자재며 공구를 쉽게 지붕으로 올릴 수 있다. 물론 지난 비에 누수의 아픔을 겪었지만 수정이 가능한 공정이었기에 빠른 재시공으로 누수를 잡을 수 있었다. 물을 잡을 수만 있다면 천창은 추천하고 싶은 건축 아이템이다. 

 

해가 뉘엇뉘엇 진다. 집에 가서 따뜻한 밥 한 공기 먹고 싶다.

 

슁글은 전용 못으로 고정한다. 세 개, 네 개를 보통 시공하는데 우리집은 10개다. 아랫장에서 다섯 개의 못으로 고정하고 윗장에서 겹치는 부분에 다섯 개를 더해줘 한 장에 총 10개의 못이 박힌다. 바람이 강한 곳이라 생각해 낸 방법이다. 

지붕 모서리 (힙, 밸리) 부분은 원장을 자르지 않고 겹쳐 시공해보았는데 그 부분이 너무 부풀어보여 결국 모두 재단해 겹치지 않게 시공해주었다. 이 때 재단은 철판 가위를 사용해 그 자리에서 바로 절단해주었다. 자를 대고 선을 그을 시간이 촉박해 눈대중으로 싹뚝싹뚝 잘라주었다. 그러면 틈새로 물이 들어가면 어쩌나? 라고 생각 할 수도 있겠는데, 마지막으로 덮어주는 용마루 전용 슁글 폭이 넉넉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용마루 전용 슁글의 마지막 장은 못이 노출되므로 같은 크기의 슁글을 실리콘으로 부착, 못자리 누수에 대응해주었다.   

 

패턴 상관 없이 시공한 이중 그림자 슁글

이중그림자 슁글은 무늬의 위치가 조금씩 다르다. 그 패턴을 감안해 시공하면 일정한 무늬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집은 무작위가 패턴이다. 보는 데 이상하냐고 물어본다면 아니요? 제가 보기엔 아무렇지도 않은데요? 라는 답을 내겠다.

 

뻐꾸기창 옆 세라믹 사이딩

세라믹 사이딩은 분진과의 전쟁이다. 마스크는 필수다.

경사면 시공에 전용 스타터를 쓰지 못했다. 이유는 사이딩을 사선으로 잘라내면 걸 수 있는 홈자리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로사이딩 베이스로 접어두었던 후레싱을 스타터로 쓰고 그 위에 세라믹 사이딩을 얹어 시공했다. 세라믹사이딩은 아래 위로 홈 가공이 되어있다. 아랫장 위쪽 홈은 살려두어야 윗장 시공이 가능해진다. 

반듯한 면을 올라갈 땐 문제가 없다. 전용 스타터에 홈을 걸고 첫 장을 시공, 클립 고정한 후 그 윗장은 아랫장 홈에 걸고 쌓아 올라가면 된다. 그러나 경사면을 시공 할 땐 잘 생각을 해봐야 한다. 자재가 고가인데다 한 번 재단 실수를 하면 처음부터 다시 재단해야 하고 홈이 사라져버리면 재활용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게모람... 열심히 재단했는데 삐뚤어졌네...

조이너를 생략하고 맞대기를 시도했다. 삼각형 어플로 런 길이를 넣어주고 지붕 각을 입력하면 나머지 값을 알려준다. 그대로 재단하면 이상하게 안 맞는다. 재단하고 버리고 또 재단하고 버리길 여러 번, 드디어 들어갔는데.... 삐뚤어졌다. 

흐...... 나중에 다시 시공하기로 하고 이번 비는 이렇게 대비해본다. 이제 세라믹 사이딩은 원장 하나만 남게 됐다. 

 

밸리 부분 용마루 전용 싱글 시공. 

밸리부분도 보강한다. 3등분이 가능한 용마루 전용 슁글로 덮어주었다. 이제 비가 와도 방수시트에 물이 닿는 일은 없을 것이다. 페이샤보드 시공이 더 우선됐어야 했지만 뻐꾸기창 지붕만큼은 슁글을 우선으로 시공해주었다. 이제 슁글 재고는 이중그림자 1팩, 용마루 전용 1팩이 전부다. 

 

약 3개월 동안 비바람을 맞으며 누워계신 페이샤보드는 다음 주에 시공 예정이다. 

 

지붕에서 남은 일은 페이샤보드, 소핏벤트, 용마루벤트 위 슁글작업 정도다. 장마가 오기 전에 마무리 하고 다시 실내로 들어가야겠다. 혼자 집짓기는 느리지만 살면서 해 볼 수 있는 최고의 경험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언제 될까 의문이 들지만 매주 조금씩 완성되는 집을 보며 형용하기 힘든 감정을 매번 느낀다. 

우리의 보금자리... 올해 안에는 완성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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