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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당신은 낚시할때 구명조끼 입나요?

by onHappy 2015.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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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상낚시나 갯바위 낚시는 제가 좋아하는 장르입니다.

때문에 돌고래호 사고는 제 관심이 집중되는 사건이 됐습니다.

쟁점중 하나는 구명조끼입니다.
과연 낚시하면 구명조끼 입을까요?
제 경우 입기도, 벗기도 합니다.

선상에선 당연히 입어요. 무더운 날 낚시용 구명조끼는 땀복이 됩니다. 때문에 여름철 갯바위 낚시할 땐 옆에 벗어둡니다. 추자같은 험한 바다에선 무조건 입습니다. 낚시인들에게 낚시조끼는 생명이라는 인식이 퍼져 원도권에서 구명조끼 안 입고 낚시하는 분들은 찾아보기 힘든게 실정입니다. 낚시조끼엔 바늘, 좁쌀 봉돌, 각종 라인류, 찌등이 수납되어 입고 있는 게 편합니다. 더운 날이 아니라면 궂이 벗을 이유가 없습니다.

이번 돌고래호 탑승자들은 왜 구명복을 입지 않았을까요? 원도권 출조는 보통 수도권에서 먼 길을 달려 도착합니다. 낚시점에서 밉밥을 갈고 배에 승선하면 오랜 운전으로 피로해진 몸을 눕히고 싶죠. 선실에 들어가 눕는 게 최선입니다. 밤이라 바다 구경할 것도 없고 낚시를 위해 체력을 비축해야하기 때문이죠. 낚시조끼는 부력재로 채워져 입고 눕기는 불편합니다. 하지만 훌륭한 베개가 됩니다.

돌고래호 승선원들이 낚시를 하는동안 비가 왔다죠. 구명조끼도, 옷도 젖었습니다. 철수하는 동안 조끼는 아마 베개로 사용했을 겁니다. 선장이 빨리 나오라 했을 때 몇몇은 낚시조끼를 들고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해경이 구명조끼를 입지 않았다고 밝힌 건 낚시조끼가 구명복이 아니라서 그랬다고 합니다. 사망자들이 발견 당시 구명조끼를 입고 있는 사진들을 유족이 조만간 공개한다고하니 긴박한 상황에서도 낚시조끼를 들고 나온 분들이 계신건 사실이겠죠.

그럼 낚시조끼는 구명복이 아닐까요? 조정면허 시험에도 나오는 문제입니다. 구명조끼를 입지 않고 선상 낚시를 하면 해경에 단속됩니다. 그런데 낚시조끼는 단속 대상이 아닙니다. 구명조끼와 같은 종류로 간주하는 것이죠. 다이버 슈트를 입고 낚시해도 괜찮습니다. 부력을 인정한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해경의 구명조끼를 입지 않았다는 발표엔 오류가 생깁니다. 이를 그대로 받아 쓴 언론도 게으름을 피운 것이죠.

그런 낚시 조끼의 부력은 얼마나 될까요?


제각각입니다.
보통 가격에 따라 부력이 달라진다는 게 중론인데 여기에서 부력은 뜨는 힘뿐 아니라 지속 시간까지 포함합니다. 낚시 구명조끼는 긴 시간 바다위에 표류할 것을 대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에 시간이 흐를수록 부력을 상실합니다. 비쌀수록 부력 지속 시간이 오래된다고 하더군요.

추자도까지 낚시를 다니는 분들이라면 분명 좋은 장비를 갖춘 분들일테고 낚시조끼도 꼼꼼히 비교해 구입하셨을 겁니다.

상황이 너무 긴박해 조끼를 못 입고 계셨을 생각을 하니 안타깝습니다. 체온을 떨어뜨리며 쉼없이 파도를 몰아치는 바다도 원망스럽습니다. 오늘같은 날이었다면 충분히 생존해 계셨을텐데 사고는 꼭 궂은 날 생명을 앗아갑니다.

한 분이라도 생존해 계시길, 모든 분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시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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