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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돌고래호. 세월호와 너무나 닮은 언론의 민낯

by onHappy 2015.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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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 정신없이 흘러갔습니다.
또 사고가 있었죠. 돌고래호 사고입니다.
자세히 기사를 들여다보진 않았는데 월요일 출근하자마자 해남으로 출발하게 됐습니다.


유가족 브리핑장.
유가족들의 얼굴이 스치고 수많은 언론사 카메라, 해경 담당과장과 관계자들.

세월호때의 부산하면서도 깊게 가라앉은 회색 공기가 그대로 전해집니다.

긴 대화가 이어집니다. 유가족 대표자가 질문을 던지고 해경에선 답합니다. 죽은 자들은 침묵할 뿐 산 사람들의 깊은 한숨과 비통한 목소리가 체육관을 채웁니다.

유가족의 의문은 끝없이 이어집니다. 그 중 쟁점이 된 것은 해경 구조수색에 관한 사실입니다.

왜 그리 오래 걸렸는지, 항공 수색은 왜 포기했는지, 조명탄은 정말 쐈는지 등등... 슬픔과 원통함이 뒤섞인 질문들이 쏟아집니다.

쏘지도 않은 조명탄이 방송에선 계속 보도되고 낚시구명조끼를 분명 입었음에도 구명복을 입지 않았다고 보도해 희생자들에게 과실을 전가하는 언론에 대한 불만과 정정요구도 해경에 쏟아부었습니다. 세월호도 그랬죠. 쏘아올리지도 않은 조명탄과 이미 철수해 한적해진 바다는 수많은 선박이 밤새 조명탄을 쏘아올리며 수색하는 모습으로 연일 보도됐습니다. 사실과 다른 기사, 영상들이 난무하면서 결과적으로 진실은 더 찾기 힘들게 됐습니다.

세월호를 겪은 기자와 카메라 기자들. 그들이 돌고래호 현장에 그대로 와있었습니다. 그들은 또다시 조명탄 영상을 남발하고 유족들은 입에도 담지 못하는 보상처리에 대한 이야기를 기사로
써댑니다. 종편엔 낚시라곤 전혀 모르는 양반들이 출연해 허위사실을 마구 쏟아냅니다. 추측도 상식선이라면 들어줄만하겠는데 이건 어거지에 떼쓰는 수준입니다. 법규도 모르면서 허가에 곰사를 운운하는 모습을 끄덕이며 동조하는 앵커들. 사람들인지 악귀인지 구분이 안 됩니다.


어쩜 이리도 모질까요? 새월호를 통과하면서 바뀐 건 왜 하나 없을까요? 만만한 안전불감증 카드로 뉴스 시간과 지면을 떼우고 나서 기지개 펴고 퇴근하는 이들의 존재이유가 궁금합니다.

낚시에 대한 몰이해, 해경 보도자료는 사실관계확인없이 기사화하는 게으름. 더 빠르게 자극적인 사실을 터뜨리고자 하는 경쟁심이 이런 비극을 만들어냅니다.

나이가 들면서 느껴지는 두려움 중 가장 큰 것이 가족을 잃으면 어쩌나 싶은 마음입니다.
유가족분들은 누구보다 더 언론에 관심을 갖고 보도 내용에 큰 위안을 얻기도, 상처를 입기도 합니다. 언론이라는 비겁한 칼날로 이들의 마음을 찢지 말길 바라봅니다. 세월호 가족들의 가슴 속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벌어진 참사. 언론의 한심한 작태는 벌써 세월호 희생자와 가족들에게 준 아픔을 잊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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