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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술주정.

by onHappy 2013.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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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왔습니다.

오랜기간 끊었던 담배를 피우는 바람에 집에 들어가 발각될 일이 두려워 집앞 공원을 서성이다 후배에게 전활 겁니다.

뚜릉.. "네 형." 전화벨이 얼마 울리지 않아 후배가 졸린 목소리로 전활 받습니다. "잤어?" "네. 좀 피곤해서요"

피곤하다는 말엔 알랑곳않고 이야기 주머닐 풀어버립니다.

직장은 마음에 드냐? 야간 근무하면 돈은 주냐? 네 꿈은 뭐였냐? 10년 후 네 인생은 뻔하게 보이지 않느냐? 정말 원하는 모습은 뭐냐? 왜 꿈이 없냐? 등 질문과 훈계가 난무한 통화였습니다.

전화를 끊고나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올라가는데 알게됐습니다. 모든 질문이 나 스스로에게 해야 했던 질문이었다는 걸요. 오늘도 스스로를 속이며 애꿎은 후배에게서 나를 찾아달라고 떼를 썼습니다. 찾아줄리없지만 찾아내라 우겼급니다. 사람이 얼마나 구차하면 스스로 풀지못한 내면의 숙제를 미루다 못해 남에게 풀기를 강요할까요?

달님이 구름 뒤에 숨듯 어딘가에 숨어버리고 싶은 밤입니다. 술이라도 진탕 마셔 이성은 버리고 웃음만 들고 올 것을 취하기보다 못한 상태가 더 원망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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