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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층간소음에 대한 단상.

by onHappy 2014.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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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발바닥은 점차 고양잇과의 그것과 비슷한 모양으로 진화해 나갈 것이 분명하다.
비록 사냥이나 암컷을 차지하기 위한 피비린내 나는 싸움, 물을 찾기 위한 기나긴 여정 따윈 생략 가능해졌지만, 독립적이었던 주거형태를 남의 위아래에 쌓아두는 기이한 방식으로 변화시킨 결과 층간소음이란 미지의 괴물과 맞닥뜨렸다. 살아남기 위해선 극도의 기도비닉을 유지하는 게 필수, 번식은 패전의 지름길이다. 알고 보면 미지의 적은 날 올려보며 자는 사람들, 아침이면 하나의 위도와 경도에 정렬해 앉아 서로의 머리를 향해 똥 누는 사람들이다.


서울 태생인 나는 층간소음을 별로 겪지 못했다.
이파트가 귀한 시절 어릴적을 보냈고 이파트가 많이 들어서자 지방으로 내려왔다.

지방에서도 층간소음이 빚어내는 갈등이야 없지 않지만 아직 정이 통하니 그나마 낫다고 할 수 있겠다.

위 글은 층간소음으로 고생하는 여동생의 말을 듣고 썼다. 서울사는 누이가 남편 바지에 묻은 먼지를 떼어내려 테이프로 톡톡 치니 전화가 걸려오더란다. ㅎㅎ 말세다.



TistoryM에서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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