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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이야기

[가을 캠핑] 고흥 풍광 야영장에서 좋은 사람들과 캠핑하기.

by onHappy 2014.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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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쪽 캠핑은 두 번. 팔영산 야영장을 갔던 기억이다. 
이번에도 이곳인 줄 알았다. 친한 지인이 고흥으로 가자 했을 때 머릿 속 필름은 팔영산 야영장을 찍어내고 있었다. 


그런데 다른 곳이다. 출발할 때 보내온 문자에는 다른 주소가 찍혀있었다. 

한 겨울에 바닷가라니...

생각만해도 추웠다. 

임신 초기인 안지기가 더 마음에 걸렸고 

겨울이면 노란 콧물을 줄줄 달고다니는 아들이 걱정됐다. 


도착한 시간은 해가 떨어지고 짙은 어둠이 캠핑장을 감싼 후. 

처음 개시하는 에이원 난로 설치를 먼저 도착하신 외인부대님과 틴컵님이 도와주신다.

오늘밤 우리집은 에이원 난로와 자충매트, 침낭조합이다. 텐트는 벨텐트로 결정했다.


신기하게도 한 번에 점화성공. 

불이 쭉쭉 잘 빨려들어간다.

흐믓하다. 

집을 데우기 시작했으니 우리도 이야기 꽃이 피는 곳으로 합류!

 


충남 금산하고도 석막리라는 주소를 가진 외가댁에 가면 본체와 살짝 떨어뜨려 논 사랑채가 있었다. 마당엔 닭이 돌아다녔고, 사랑채를 출발해 닭들을 쫒으며 마당을 가로지르면 외양간이 있었다.  돌담 사이론 막 태어난 작은 뱀이 들락거렸고 안방에서 뒷마당으로 나가는 문은 녹슨 숫가락이 걸려있었다. 

명절날 여러 농기구가 벽에 걸려있고 바구니 따위가 쌓여있던 뒷마루에 앉아 젊은 엄마와 이모들, 삼촌들의 웃음소리를 듣던 기억은 오랜 세월을 나이를 먹은 탓에 희미하고 바래졌지만 무척이나 정겨웠다는 느낌만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녹슨 숫가락을 뽑아내고 짠~ 하고 나타나 모두를 낼래키고 싶었지만 할마버지께 꾸중 들을까봐 열어보진 못했다.


왁자한 웃음소리. 캠핑장 한켠에 설치한 사랑방에서도 터져나온다. 

녹슨 숫가락을 뽑아내듯 지퍼를 열고 들어간다. 

'안녕하세요~!'

반가운 얼굴들. 언제 봐도 즐거운 사람들. 

'안녕하세요?'

 이곳은 캐러반 캠핑장이다. 마을에서 운영하는 약간은 독특한? 곳으로 마을 주민분들의 배려로 캠핑카를 대여하면서 텐트 설치를 허락받았다. 

주변은 논과 밭, 앞으론 바다가 펼쳐지는 천혜의 장소다. 

한 가지 흠이라면 캠핑장과 바다 사이에 놓인 도로다. 

그나마 차량 소통이 적어 소음이 거슬릴정도는 아니다. 

밤새 추웠다. 
명품 난로라는 에이원난로를 켜고 잤지만 우리 가족은 그다지 따뜻하다는 느낌을 받진 못했다.
다른 분들의 후기를 보면 분명 따뜻하게 잤어야했다. 

난로에 문제가 있을 확률보단 내가 뭔가 실수를 했을 확률이 많았다.

카페에 문의해보니 금방 문제가 밝혀졌다. 연통을 너무 적게 뺀 것이다. 


연통을 적게 뺀 이유는 이렇게 이중연통을 구성했기 때문이다. 

아래 이중연통은 75, 위에 것은 80. 80짜리 이중연통 위론 80짜리만 쓸 수 있다. 

당연히 낮아질 수 밖에.

그래서 연통 구성을 달리해 높혔다. 70짜리 연통을 더 써서 홀잭에 걸리는 이중연통이 80짜리가 아닌 75짜리가 되도록 했다. 


굉장한 불길이 시작된다. 
덥다. 


캠핑장의 낮은 희안하게 빠른 속도로 지나간다. 
별로 한 것도 없는데 금새 밤이 된다. 


'날씨 정말 좋다'
이게 이번 캠핑에서 우리 모두가 가장 많이 한 말이 아니었을까?

며칠 전 눈이 내려 계절은 겨울이 시작됐음을 선포했지만 캠핑하는 3일동안 날씨는 다시 가을이 되어있었다. 


'밖에서 합니다.'

사랑방을 비워두고 밖에서 모인다. 

장작, 화롯대, 음식과 술. 

이것들이 사람을 모이게 하고 마주한 얼굴들에게 웃음을 나누어준다. 

화로대를 둘러 자리한 비비큐체어. 대화를 만들고 웃음을 교환하는 신비한 의자다.  



각종 패류가 쩍쩍 입을 벌린다. 너희들도 신기하다. 죽는 것도 서러울텐데 어서듭쇼하며 입까지 벌려준다. 심지어 가리비란 놈은 살덩이를 껍데기에서 떼어내기까지한다. 

살신성인. 네게 어울리는 단어다. 

 

캠핑의 밤은 언제나 아름답다.


또다시 아침. 이젠 갈 시간이다. 
산책도 하고 마지막 식사도 나눈다. 
하지만 또 만나게 된다. 
약속은 하지 않아도 분명 또 마주앉아 경청하고 웃고 농을 던지며 건배할 날이 머지 않아 돌아온다. 

 

여기까지 읽었다면 당신은 이 동영상을 볼 자격이 충분한 사람이다. 

쌩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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