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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주택, 혼자 집짓기

목조주택이 혼자 집짓기의 최적모델인 이유

by onHappy 2022.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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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본격적인 육아휴직에 들어갑니다 집 짓기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날이 더워서 지난 봄 가을처럼 많은 작업을 하루에 소화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하나씩 하나씩 한 걸음씩 집을 완성해 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집 외경. 노을
그래도 집 모양은 나왔다.

 

 

혼자 집짓기를 결정한 이유는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어서였고 비용을 아낀다는 명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목조주택을 혼자 짓기로 결정한 이유는 만만해 보여서였습니다. 물론 단층이었다면 혼자서 어떻게든 지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애초부터 복층으로 설계한 제 집 짓기의 시작은 지금 와서 보니 혼자서는 도저히 불가능한 꿈이었습니다. 다행히 적시에 베테랑 목수가 와서 일을 진두지휘한 덕에 우리 집은 올해 완공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지금은 많은 경험이 쌓여 혼자 10평 내외의 집은 지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오랜 시간 나무와 씨름한 덕입니다.

 

 

 

혼자 집을 지켰다고 마음을 먹은 분이시라면 목조 주택을 강하게 추천합니다. 제가 했으니까 여러분도 분명 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용기를 드려볼까요? 

 


1. 일단 배우기가 쉽습니다 관련된 서적도 많이 나와 있구요 유튜브를 보면 많은 선배 목사님들이 집짓는 과정을 하나하나 상세히 기록해 두었습니다. 지금 사는 집의 구조를 잘 보면서 책과 유튜브로 배워나간다면 결코 집 짓기 불가능한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주변을 잘 살펴보면 목조주택 집짓기를 가르치는 강좌도 있습니다. 우리 동네엔 평생교육원 커리큘럼이 있습니다. 정보도 많고 이끌어 줄 사람들도 많습니다. 

2. 두 번째 장점은 자재가 다루기 쉽다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목조 주택의 골격은 2x6 (투바이식스)라고 불리는 구조목으로 이루어집니다. 큰 기둥이 없이 이 목재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세워지고 합판에 의해 고정이 되면서 튼튼한 내구성을 가지게 됩니다. 가장 큰 구조목은 2x12라고 불리는 것인데 혼자서 운반과 가공이 가능합니다. 투바이식스는 성인 남자가 혼자 서너 개는 거뜬히 들 정도로 운반과 가공이 용이한 자재인 것이지요. 무거운 자재라고 한다면 기초공사에 쓰이는 철근과 용머리에 올라가는 두바이텐 정도의 목재가 떠오릅니다 그 밖에도 지붕으로 사용되는 아스팔트 싱글이나 벽체가 되는 OSB 합판 등 중량이 꽤 나가는 자재들도 있지만 혼자 못 들 정도는 아닙니다. 아. 그보다 두껍고 밀도가 큰 T&G합판이 있네요. 혼자서는 조금 버거웠습니다. 목수 동생은 혼자 어깨에 들쳐메고 좁은 폭의 나무 위를 타고 다니더군요.  
 중요한 사실은 자재를 혼자 또는 두 명이 컨트롤 할 수 있게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창호나 현관문 등 중량이 상당한 자재가 설치 될 때에는 지인 찬스를 쓰거나 인력 사무소에 도움을 받으면 어느 정도 해결이 됩니다

3. 세 번째 장점은 건축에 필요한 공구들이 다양하게 개발돼 있으며 그 가격 또한 합리적인 수준에서 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구조목을 절단 하기 위해서는 각도 절단기가 필요한데요, 전문 목수들이 사용하는 수십만원에서 100만원이 넘어가는 제품을 굳이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겁니다. 집을 지을 때 사용되는 모든 구조목의 절단은 10만 원에서 20만 원 선의 각도 절단기로도 충분히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쓰는 각도절단기는 15만원선, 테이블 쏘는 그보다 더 저렴한 제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조금 없어 보인다는 거 말고는 집을 짓는데 불편함이 있을 정도로 성능이 떨어지거나 안전상의 문제가 생기는 제품들이 아닙니다. 그밖에 망치, 줄자, 스피드 스퀘어 등 많은 공구가 필요합니다. 대부분 전원생활을 하면서 계속 쓰게 될 수공구들이니 투자라고 생각하고 좋은 제품으로 구입하면 좋습니다.

 

 

20년 5월의 모습. 다음날 목수가 합류했다. 구세주였다.


4. 네 번째 장점은 수정이 쉽다는데 있습니다 우린 전문 목수가 아닙니다 따라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지을 수 밖에 없는데요, 목조주택은 나무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뚫었다 메꾸는 작업을 용이하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즉 틀려도 수정할 수가 있다는 것이지요. 이는 매우 중요합니다. 초보자는 분명 티가 나게 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잦은 실수를 할 수밖에 없죠. 낮에 열심히 집을 짓고 집에 가서 잠들 때 내가 잘못한 부분들이 문득 떠오릅니다. 그래도 두 발 뻗고 잘 수 있습니다. 내일 현장에 와서 망치와 톱을 들고 수정하면 되니까요. 

5. 다섯 번째 장점은 목조 주택을 짓기 위한 자재를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제가 사는 곳은 인구 20만에 굉장히 작은 소도시입니다 이곳만 해도 구조목과 OSB 등 건축을 하는데 필요한 자재를 판매하는 곳이 네 곳이나 있습니다. 차를 몰아 30분 정도를 가면 목조주택 전문 쇼핑몰이라고 할 수 있는 커다란 업체가 두 곳이나 더 있죠 여러분이 사는 곳이 대도시 인근이나 인구 20만 이상의 도시라면 목조 주택을 짓는 모든 자재를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6. 마지막 장점은 가족이 함께 지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위험한 공정과 다루기 민감한 공구는 주로 아빠가 사용하면 됩니다. 아내와 아이들은 드릴로 피스를 박고 페인트를 칠하는 등의 일손을 거들 수도 있습니다. 다양한 직업을 돈 주고 가르키는 요즘 인테리어 목수 체험도 하고 가족이 함께 추억까지 쌓으니 일석이조라 할 수 있겠습니다. 요즘은 장성한 아들이나 딸이 부모님과 함께 직접 집을 짓는 모습을 많이 목격합니다. 제가 집을 짓는 바로 뒤 필지도 아들과 아빠가 집을 짓겠다고 하십니다. 가족이 함께 지낼 집을 힘을 합해 짓는 건 분명 값진 일이 될 것입니다. 

7. 마지막 장점은 새로운 일을 경험 한다는데 있습니다. 목조주택은 스스로 집을 짓겠다는 계획을 실행으로 연결시켜 줄 수 있는 좋은 공법입니다. 물론 스트로베일 하우스나 ALC 공법처럼 혼자 집을 지을 수 있는 다른 방법도 존재합니다. 어떤 공법을 쓰던 새로운 일을 경험한다는 것은 즐거울뿐 아니라 살아가는데 또 다른 가능성을 열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만 경험 하는 것은 결과도 하나만 낼 수 있다는 뜻입니다. 두 개 세계를 경험한다는 것은 여섯 개 열 개의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도구를 내제 한다는 뜻입니다. 수 많은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매우 가치 있는 일입니다. 그에 못지 않게 경험도 중요합니다. 

 

차가 못 올라가 포크레인으로 구조목을 옮겼다.

 

준비가 잘 되었다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생각나는 장점을 나열했습니다. 단점도 분명 있습니다. 전문성이 떨어져 생각보다 낮은 품질의 집이 탄생할 수도 있습니다. 하자가 생길 수도 있죠. 그럼에도 직접 도전해보겠다면 많은 사전 공부를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했다면 여러분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아마도 집 짓기에 관심이 많은 분일 겁니다. 꿈만 꾸고 있다면 드릴 말씀이 하나 있습니다. 인생은 풍부한 상상과 이어지는 실행이 거의 전부더군요.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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