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였는지 까마득한 과거, 난 성남도란 섬에 갔었다.
10년째 전남에서 거주하면서도 처음 듣는 섬. 성남도.
진도군 조도면에 위치한 섬이라는 것만 알았다.
지금은 세월호로 유명해진 진도, 그리고 맹골도. 거차도.
모두 조도면에 속하는 섬들이다.
마을 한가운데 서있는 표지석. 여기가 성남도리다.
작은 규모의 마을이지만 선착장 시설은 잘 되어있다. 과거 물자가 풍성했을 때 많은 어선들이 이 섬을 떠들석 하게 했으리라. 수많은 농어와 우럭, 장어와 돔들이 가장의 어깨를 올려주고 허리를 펴게 해주었을 것이다. 그렇게 잡아들인 고기들로 아이들을 기르고 저축을 했었을텐데 지금은 젊은 사람들을 찾기 힘든 고요한 섬이 되어 있었다.
부르르릉. 항상 그렇듯 인사를 하고 배를 탄다.
ㅎㅎ 인상을 무서우셔도 마음은 너무 고운 어르신.
사실 어르신이라 부르기엔 꽤 젊으셨다.
이분은 장어를 잡는 분이시다. 그런데 장어 낚시에 우럭이 자꾸 걸린다.
뭐 우럭이나 장어나 다 좋아하는 미끼를 꼈으니 당연하다.
수많은 바늘이 혼자 올라오거나 미끼를 그대로 달고 올라온다. 장어나 우럭이 걸려 올라오는 경우는 1/30정도다. 많이 잡힐때는 정신없이 잡는다 하시지만 오늘은 그날이 아니다.
그래도 배 뒤집고 누운 우럭들 덕분에 물칸이 배불러보인다. 저 아래 장어들도 득실득실하다.
아침 밥도 안 먹었는데 너무 배고프다. 배에서 내린 게 두 시였나?
정말 이렇게 배고픈 경험은 평생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여튼 다시 땅을 밟았다. 나를 반겨주는 성남도.
너무 오래전 기억이라 끄집어낼만한 게 사진에 묻은 기억 말곤 없다.
언제 기회가 되면 다시 오게 되겠지.
신기하게도 다시 찾을 일 없다는 생각을 하는 곳들은 두 번 세 번 더 가게 되더라.
마지막으로 아저씨가 아나고 잡는 영상을 놔두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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