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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푸켓

푸켓 자유여행 Day5. 스노클링과 까따마마.

by onHappy 2014.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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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아침이다. 당초 도착한 날 암울했던 일기예보완 다르게 딱 하루 파통에서 비를 맞고 오늘까지 맑다. 




조식은 호텔에서 해결한다. 인터넷 공간엔 본인들이 묵은 호텔 조식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많다. 난 조식은 빵과 커피정도만 제공돼도 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유럽 호텔들은 굉장히 간소한 조식상을 제공한다. 우리가 머문 까따 럭키 빌라의 조식은 내겐 과분한 정도다. 얇은 면을 볶은 (이것도 팟타이일까?)음식과 계란 후라이, 닭죽에 볶음밥까지 먹을 게 넘친다. 여튼 조식을 호텔에서 해결하니 편한 점이 많았다. 아침부터 식당 찾아다닐 필요가 없었고 체력적으로도 훨씬 유리했다. 




아들과 풀장에서 노니 오전이 금방 간다. 우리 방과 연결된 풀장은 좀 깊어서 다른 집 앞에서 놀았다. 문제될 건 하나도 없었다.  



어른들은 항상 물놀이 전에 든든히 먹으라 했다. 오후 스노클링이 예약되어있어 뭔가 먹어야겠단 생각이 들어 우린 편의점으로 갔다. 훼밀리마트와 세븐일레븐. 둘이 붙었다. 무작위로 선택한 세븐일레븐에서 컵라면을 사니 점원이 우리 아들에게 장난을 건다. 그리고 뭔갈 건네주는데 물총이다. 아들 입이 귀에 걸린다. 고마운 점원이 컵라면에 물도 부어주고 액상스프도 빼준다. 이친구 우리가 마이사이팍치를 원하는지 어떻게 알았지? 

12시, 로비에서 투어 차량을 기다린다. 예정된 시간보다 15분여를 늦게 도착한 버스엔 러시아 여인 둘, 한국인 가족, 그리고 우리 부자가 탑승한다. 바레이 스파 임산부 맛사지를 신청한 우리 와이프는 우리보다 1시간 정도 늦은 시간 픽업이 예정되어있다. 잘있어~ 우리 가족은 헤어진다.  




차량 이동 후 허름한 집합장소에서 다른 지역에서 오는 픽업 차량들이 도착하길 기다린다.
어느정도 사람들이 모이자 밝은 표정의 가이드가 영어로 열심히 설명을 한다.



아주 명료한 발음이다. 팡아만에서는 러시아 설명이 주로 이뤄져서 불만이었는데 스피드보트 투어는 히어링이 꽤 된다.  

스피드 보트엔 빈 자리가 안 생길 정도로 꽌 찬 사람들을 싣고 달린다. 도심 하천과 연결된 바다에 위치한 선착장은 물색이나 주변 환경이 비루하나 10여분을 달리면 창대한 바다를 보여준다.




문제의 중국인. 내 분노게이지를 올리지 마라!


의외로 작고 아담한 섬이다. 엽서에서나 나올법한 그런 섬. 처음 도착한 곳의 이름은 카이 나이섬. khai nai island 첫번째 섬에서 쓸데없이 썬베드를 빌렸다.와이프가 있었다면 필요했겠지만 부자지간 여행에서 썬배드는 햇빛을 받으며 빈채로 선탠을 즐겼다. 그마저도 중국인 부부가 점령하더니 마치 자신들 자리인양 편하게 망중한을 즐겼다. 어차피 쓸 일이 없었기에 놔뒀다. 마지막 5분여 다시 자릴 되찾았는데 옆자리 중국인은 현지인과 싸우는 중이었다. 대충 눈치가 음료수를 샀으니 썬배드는 내꺼다라는 주장이었다. 현지인은 열심히 음료수는 음료수rh 자리는 자리다 돈을 내라고 주장했다. 결국 중국인은 현지인을 몰아내고 승리의 담배를 깊이 빨아 내뿜었다. 만일 그 연기가 내쪽으로 왔다면 그 바다는 피바다가 됐을지도 모른다. 아름다운 것만 기억하고 싶지만 여행이란 이런 꼴 저런 꼴 다 보게 되는 시간이다.  



얕은 해변의 물고기는 종류가 제한적이라 매우 재미있다가 매우 지루해졌다. 스피드보트에서 다음 목적지로 가자고 신호를 보낸다. 가자.




두번째 포인트는 바다다. 섬 이름은 카이 누이. khai nui island인데 섬엔 정박을 안 하고 그 옆 깊은 바다에 정박한다. 수심이 약 4~5미터에 이르는 바다에서 스노클링을 즐기는 것이다. 아무 생각없이 물에 뛰어들었는데 물도 흐르고 마스크도 써야하고 안 빠져죽으려면 발도 열심히 바둥거려야하고 할 일이 한 둘이 아니었다. 구명조끼 입었으면 편했을걸. 


아들은 구명조끼를 입고 여유롭게 스노클링을 즐긴다. 현지인이 다가와 니모가 있다고 갈켜준다. 난 보트에서 사진을 찍는다. 이 포인트에선 여러 종류의 물고기를 만날 수 있다. 그러나 난 다시 들어가진 않았다. 짧은 순간 체력 소비가 심했다. 아들은 여기에서의 기억이 강하게 남았나보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이곳에서의 시간을 자꾸 이야기한다. 

30여분의 시간이 지나고 다시 다음 섬으로 이동한다. 많은 사람들이 썬베드를 차지하고 우린 썬베드대신 스노클링에 올인, 좀더 깊은 바다까지 나아갔다. 아들과 한 손씩 마주잡고 손의 미세한 움직임에도 신경을 몰아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물에선 절대 방심 금물이다. 



전 세계에서 몰려든 관광객들이 고만고만한 물고기들 구경에 실증낼 때 우리 부자는 계속되는 새로운 동물의 등장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깊어질수록 고기도 커졌고 종류도 다양해졌다. 손을 맞잡고 스노클링을 하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아들이 크면 함께 푸켓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해야지' 

뿌~뿌!! 시끄러운 경적소리가 울려퍼진다. 우리 보트인가? 저 멀리 정박된 배로 다가가 몇시냐고 물어본다. 벌써 다섯 시!!!

그 배에 올라타 몇개의 배를 건너고 부잔교를 건너 아들과 열심히 달렸다. 도착해서 미안하다고 연신 사과를 하고 자리에 앉아 장비를 반납하는데 호흡기가 하나 안 보인다. 'x 됐다.이거 잃어버리면 1000밧 불어내야 한다고 분명 출발할 때 가이드가 말했는데...'
가이드가 어쨌냐고 물어본다. 뛰어오다 떨어진 모양이랬더니 알았다고 괜찮단다. 오호! 쿨하다. 
혹시 나중에 배상을 요구할 걸 대비해 머릿속 먼지 쌓였던 영어들을 깨웠다. 로이어, 인수어런스, 디파짓 머니, 커트렉트... 그러나 그런 단어들을 사용할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나중에 시계를 봤더니 5시 5분이었다. 보트에 올라탄 시간이 대략 4시 57-8분쯤. 안 늦었었구만!! 괜히 뛰었다. 

리조트로 돌아와 수영장으로 풍덩! 빠진다. 짠 바닷물과 모래가 떨어져나간다. 와이프는 세 시간동안의 마사지가 그냥저냥이었단다. 천장이 높은 방에 들어가 세 시간동안 마사지와 샤워를 몇차례 하는데 지루했단다. 그래도 혈색은 좋아졌다. 잠시 쉬었다 배가 고팠다. 블로그에서 유명한 카따마마 kata mama 레스토랑을 찾아간다. 까타비치 왼쪽 끝에 있는 분위기는 좋았다. 블로그엔 저렴하면서 맛있다는 평이었다. 평소처럼 1000밧 가깝게 나왔다. 이정도면 싼건지 비싼건지 감이 없다. 전날 @beach에서 먹은 저녁도 훌륭했다. 가격은 조금 더 높았었는데 까타마마에 비하면 음식의 완성도가 더 높았다.  


잠시 해변으로 산책을 하는데 바다에서 미세한 빛이 난다. 와이프와 아들에게 이 신기한 현상을 느끼게 해주고 싶은데 별 감흥이 없다. 

해안부대에서 근무한 경험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신기한 바다 현상이다. 한 겨울이면 얼어붙어 눈꽃을 만들어내는가하면 어떤 날은 해류의 움직임이 멈춘듯 고요했다 어떤 날은 온 몸으로 분노했다. 어느 여름날 밤 햐안을 걷다 바다가 색을 내며 빛나는 걸 봤다. 파도 끝이 발자국을 지우며 따라왔다. 분명 파도는 초록색과 푸른 색의 중간 색으로 빛나며 부서지고 있었다. 그땐 그 자연 현상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도 능력도 없었다. 그저 머릿속에 강하게 각인된 동영상으로 남아있다.

비록 10년이 훌쩍 지난 과거의 일이지만 그 신비롭던 광경은 잊혀지지 않았다. 그런데 이곳 푸켓의 바다에서 그 광경을 다시 보게 된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너무 적은 빛을 발하고 있었고 가족들에게 감흥을 주기엔 미약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와이프는 부은 다리의 통증을 호소했다. 우리가 빠통에서부터 너무 많이 걸었다. 게다가 와이프는 홀몸이 아닌 상태로 말이다. 오토바이를 빌렸어야했다. 그랬다면 편하게 다닐 수 있었을텐데. 호텔에서 국제면허증을 요구해서 그냥 포기했던 게 실수였다. 수많은 로컬샵들이 여권만으로 오토바이를 빌려줬다. 다음날, 조식을 먹자마자 오토바이를 빌렸다. 발에 날개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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