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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푸켓

푸켓 자유여행 Day 6. 오토바이, 빅부다와 왓찰롱.

by onHappy 2014.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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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떴다. 

여행에서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게 날씨다. 

구름낀 날씨. 훌륭하다. 


 


밥먹으러 가자~ 

조식 먹으러 가는 길 도마뱀과 잠시 논다. 

매끈하게 생겼으면 잡아줬을텐데 이녀석은 이구아나같이 생겨 잡아주기가 겁난다. 

아들 그냥 보기만 해라. 



훌륭한 조식이다.팟타이를 비롯한 동서양의 음식이 아침을 즐겁게 만들어준다. 단 한가지, 중국인이 우리 테이블 바로 옆에 서서 담배를 피다 나에게 딱 걸렸다. 면전에 두고 모질게 나무랜다. 

"우리 와이프 임신한거 안 보이냐? 애도 밥먹지 않느냐?" 

배가 볼록 나온 중국인은 별 소리 없이 꼬릴 내리고 사라진다. 

리조트 옆 렌탈샵에서 오토바이를 빌린다. 여권 달라해서 준다. 금고에 넣어두신다. 

시동켜는 법을 배우고 출발~ 

가져간 바트화가 거의 떨어져 달러를 바꾼다. 

"80달러 바꿔주세요~"



2544바트가 되어 돌아온다. 

이걸로 오늘 생활하면 된다. 

달러를 바트로 환전할 때 팁은 큰 단위 화폐가 더 좋은 환율을 적영받는다는 것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100달러 짜리로 가져올걸 ㅠㅠ


 


오토바이에 기름이 별로 없다. 충전충전!!!

가솔린이라고 쓰여진 곳에 가면 초록색 마법약병같은 게 있다. 그게 연료. 40밧 아니면 50밧이다. 

비싼 거 넣을 필요 없다. 

아들과 와이프를 태우고 비치쪽으로 구경을 간다. 

바람이 시원하다. 편하다. 즐겁다. 

진작 빌려탔어야 한다. 



앗!! 경찰이닷! 
와이프는 헬멧 미착용 난 운전면허가 없다. 얼른 주차하고 해변으로 유유히 걸어들어간다.



아~ 바다 좋다. 


 "오빠 만약 걸리면 300밧 주면 된대." 어떤 블로거인지  비리의 정보를 흘린다. 난 그렇게 법질서 무너뜨리긴 싫다. 

그냥 안 걸리고 피해다닐란다. 

정말 오토바이는 파통에선 복잡하니 패스하고 까따비치에 온 순간부터 빌렸어야 했다. 푸켓에서 가성비로는 오토바이를 따를 것이 없다. 적게는 두 명에서 많게는 네 가족도 타고 다닌다. 교통비 절약에서 뿐만아니라 체력 비축에도 큰 도움이 된다. 
200밧이면 엔제 어디든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다. 


잠시 숙소 이야기를 해야한다. 전날 레이트 체크아웃을 신청하려고보니 그냥 일박 요금하고 동일했다. 고민을 하던 중 호텔 여직원이 2층 방은 더 싸다는 아이디어를 내놨고 난 흔쾌히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오전에 룸 체인징을 했다. 그런데 이게 뭐야! 너무 작은 방에 발코니는 커녕 화장실도 없다. 적은 돈이 아니었는데 말이다. 그냥 와이프를 내버려두고 아들과 오토바이를 타고 빅부다를 향해 달렸는데 빅부다에 도착하고나니 와이프가 너무 불쌍하게 생각돼 로비로 전화해 따졌다. 

"2층이라는 설명에 우리가 지금 묵는 룸이랑 같은 거라 생각했어. 그런데 이건 너무하잖아 방은 반도 안 돼고 발코니도 없는데다 화장실까지 없다니!!!"
"그래서?"
"미리 알았다면 이딴 룸 선택 안 했어. 아침부터 짐싸느라 힘들었다구!"
"그래서?"
"다시 원래 룸으로 돌려줘"
"돈 더 내"
"그래 그럴게. 그런데 불충분한 설명으로 불편했으니까 디스카운트해죠"
"안돼"


뭐 이렇게 됐다.
우리 짐은 나와 아들이 푸껫의 산 꼭데기 빅 부다 Phuket Big Buddha에 있을 때 다시 풀억세스룸으로 옮겨졌다.



빅부다를 향해 달리는 길 우린 비를 만났고 홀딱 젖었다. 아들은 추웠는지 누런 콧물까지~ 엑. 디러!


아들과 난 아내를 리조트에 남겨두고 빅부다 Big budda를 향해 오토바이 엔진을 달궜다. 갑자기 비가 쏟아져 우린 반쯤 젖은채로 편의점 처마에서 비가 그치길 기다렸다. 현지인들이 우의를 입고 이까잇거 비는 암것도 아니라는 듯 돌아다니는 데서 자극을 받아 편의점에서 우의를 장만해 다시 출발한다.

산을 오르는데 길이 점점 좁아지더니 비포장까지 등장하신다. 도마뱀도 많이 보이고 이상한 새소리도 들린다. 결국 깊은 산속에서 길은 끊어졌다. 



비도 오고 숲은 깊다. 코끼리 호랑이 표범이 나올법하다. "돌아가자"
밀림의 모습을 간직한 숲을 빠져나와 인가가 보이는 곳까지 달려 사람을 찾는다. 마침 오토바이를 끌고 나오신 어르신. "빅부다 얼루가요?"
가르쳐 준 길은 탄타대로다. 미니버스며 오토바이며 많이도 올라가는 게 명소 가는 길이 맞다.




계속 비가 내려 원두막 같은 곳에서 잠시 비를 피한다. 대여섯대의 오토바이 사이에서 달렸는데 이친구들 모두 프랑스인들이다. 우리는 코리언이라 말하고 서로 상대의 사진을 찍어본다. 


비가 그쳐 다시 출발. 금방 도착이다. 
오토바이는 따로 주차장이 있다. 올려다보니 거대한 불상이 푸켓의 하늘을 받치고 앉았다. 
건물이 있어 들어가본다. 여러 기념품과 빅부다에 대한 설명들, 기본 지식이 없으니 수많은 사진과 조각상들이 무의미하게 다가온다. 








사람들을 따라 계단을 오른다. 계단 양쪽으로 종이 달려있어 손으로 훑으며 지나면 괜찮은 화음을 만들어준다. 드디어 빅부다 앞이다. 사실 부처상보다 산위에서 내려다 본 경치가 더 마음에 든다. 비도 그치고 해까지 내비쳐 훨씬 상쾌한 기분이다. 빅부다를 중심으로 한바퀴를 빙~ 돌아보니 건축중인 여러 구조물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천천히 느리지만 웅장하게 역사가 만들어지는 중이다.  



 


아들은 금새 흥미를 잃는다. 이녀석 그저 오토바이 타는 게 재미있나보다. "아빠 빨리 가" 
오토바이를 타고 숙소로 돌아오는데 뜨겁게 해가 내리쬔다. 팔이 벌겋게 달아오른다. 
이 나라는 기상 변화가 굉장히 다이내믹하다.

숙소에 돌아오니 팔이 뜨겁다. 물에 식혀도 따갑다. 대단한 태양이다. 


오토바이의 시동이 다시 걸린다. 와이프와 왓찰롱 사원을 둘러보고 싶어서다. 아들과 시운전이 순조로웠기때문에 임신한 와이프에게 조금 더 태국을 보여주고싶었다. 

오후에 찾아간 왓찰롱 사원은 생각보다 넓지 않았고 한적한 모습이었다. 
미리 불로그들이 제공해준 사진들 덕분에 낮익은 풍경들은 내게 던져주는 게 없었다. 블로거들 밉다. 

와이프와 다시 오토바이를 타고 근처를 돌아본다. 커다란 호수가 나타났고 (저수지가 더 어울리는 풍경이었다) 고급스러워보이는 집들이 그 주변에 자리잡고 있는 풍경이 들어왔다. 물속엔 잉어들과 자라가 놀았다. '혹시 악어는 없나?' 
따금. 모기가 물었다. 물가라서 모기가 있나보다. 날씨가 좋으면 현지인들이 모여 도시락을 까먹는 피크닉 장소로 보였다. 사용 흔적이 있는 의자들이 있고 현지 청년들이 오토바이를 타고와 먹을거리를 풀어놓는다. 남은 음식은 동물들에게 먹이는지 닭이며 개들이 마음대로 돌아다녔다. 
이 나라 개들은 전체적으로 성체가 많았는데 한 번도 짖거나 위협적이지 않았다. 사람들의 성품을 개들도 닮나보다.

숙소로 돌아와 밥 먹으러 나갔다. 슈가마린리조트 앞 식당 거리에서 도로와 인접한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이유는 그냥 사람들이 많아서였다. 
난 여러가지가 믹스된 시푸드 그릴, 아들은 스파게티, 와이프는 무슨 롤을 시켰다. 메뉴판에 안다만시푸드라고 적혔다. 식당이름인가보다. 음료는 스프라이트에 숙소에서 담아온 물을 마셨다. 여기 식당들은 물도 사먹어야한다. 

전체적으로 별로였다. 내가 시킨 메뉴는 홍합 하나, 작은 가재 한 마리, 물고기 구이등이 있었는데 홍합은 많이 탔고 가재는 너무 어렸으며 물고기 구이에 당근까지 헤치웠지만 배가 부르지 않았다. 와이프는 김치가 그립다며 느끼한 롤은 두 개도 못 먹었다. 다만 아들은 스파게티를 정말 말있게 잘 먹었다. 레스토랑 중간에 위치한 샐러드바는 말그대로 샐러드 뿐이었고 그나마 뜨거운 국물이 먹을만했는데 국자가 너무 뜨겁게 달궈져 많이 뜨기도 힘들었다. 직원들은 지쳐보였고 무뚝뚝했다. 식당 입구에서 파는 생선이나 랍스터를 먹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밥을 먹자 심심해진 아들은 리조트로 돌아가고싶어했다. 녀석을 오토바이로 데려주고 와이프와 구경을 다닌다. 골목골목 상점들이 숨어있었다. 작은 잡화 가게들이 있는 골목이 두어개 늘어섰고 다음엔 레스토랑과 바가 위치한 넓은 길이 나타났다. 
골목들은 서로 닮아있었다. 파는 물건이나 상점의 크기들이 복사해논 것처럼. 

넓은 길에선 서양인들이 유독 많이 앉아있는 라이브바와 도서양인들이 뒤섞인 레스토랑이 대비를 이뤘다. 

그러다 마주친 화방. 손톱이 긴 아저씨가 담배를 물고 그림을 그리는데 그 솜씨가 대단해보였다. 코끼리 그림은 완성되면 갖고싶을 정도였다.

구경을 마치니 9시. 숙소소 돌아가야했다.
10시30분에 공항으로 센딩해줄 차량이 약속되어있었다. 욕심 같아선 11시 30분에 공항 센딩을 받았으면 좋겠는데 센딩을 예약한 여행사에서 너무 워험하다며 만류했다. 그나마 조율한 게 10시 30분이었다.

더운 날씨에 아들과 30분 수영을 했다. 아들은 이 슌간이 좋았나보다 귀국해서도 자꾸 이야길 하는 걸 보니...

물위에 누워 야자수잎 사이로 달이 우릴 지켜보는 걸 바라봤다. 아쉬웠다. 이제 돌아가야 한다.

체크아웃을 하고 공항으로 향했다. 승용차에 운전하시는 분과 여자분이 타고 오셨는데 부부이신것 같았다. 영어 발음도 세련되어 이것 저것 대활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와이프와 이런저럼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공항에 도착했다. 아들은 이미 꿈나라.

태국 푸켓공항은 붐볐다. 검은 머리의 상당수는 중국인이었고 하얀 피부의 상당수는 러시아인이었다. 붐비는 느낌을 강하게 주는 건 우렁차며 빠른 속도의 중국인들의 대화였다. 그들은 수적으로도, 음량적으로도 한밤중에 공항을 장악하고 활기를 넣어주었다. 

발권을 하고 2터미널로 가는 통로에서 쉬었다. 공항 로비보다 훨씬 한적했고 의자에 여유도 많았다. 
남은 돈을 꺼내보니 202밧. ㅎㅎ 참 잘도 맞췄다. 푸켓공항 화장실을 가다 발견한 KFC에서 닭봉과 물을 사니 잔돈이 조금 남는다. 8밧이나 남았을까? 어쩜 이리도 예산을 잘 세웠는지 모르겠다. 

출국심사를 마치고 들어가니 훨씬 쾌적한 공간이 나왔다. 진작 올걸 그랬다.

돌아오는 기내는 자리 여유가 있었다. 도착할 때 보니 뒷쪽으로 더욱 여유로웠다. 미리 알았더라면 나도 세 칸 잡고 잠 좀 잘걸... 그래도 와이프와 아들은 두 칸씩 잡고 편하게 올 수 있었다.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무슨 입국 심사가 이렇기 빠르게 끝나는지 감탄이 다 나온다. 태국에선 한 시간은 족히 걸렸다. 이때문에 여행 초기부터 임신한 와이프는 너무 많은 체력소비를 감내해야 했다. 임산부나 장애인, 노약자를 위한 창구는 어디에나 필요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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