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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푸켓

푸켓 자유여행 DAY4 #2 제임스본드 섬과 까타 럭키 빌라. 그리고 엣비치.

by onHappy 2014.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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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갈아타고 도착한 제임스본드 섬은 붐볐다.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외국인들 천지였다. 물론 중국인과 러시아인의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선착장에서 악세서리를 파는 상점이 줄을 지어 늘어섰고, 20미터쯤 길을 따라가면 기울어진 벽이 보인다. 그 옆으론 풍화작용이 만들어낸 동굴이 이어진다. 아들은 동굴로 들어가 보이질 않는다. 와이프는 퉁퉁 부은 다리를 쉬어주려 나무 그늘을 찾는다. 




아들은 여기저기 동굴을 탐험하고 다닌다. 천천히 다니라고 하자마자 머리를 벽에 찧는다. 녀석 조심성 없긴 어릴 적 나랑 똑같다. 수영이나 하자. 



해변 물이 깨끗하진 않아서 수영하는 사람들이 많진 않다. 난 러시아인들을 따라 못섬으로 수영을 간다. 해는 따가운데 배영을 멈출 수가 없다. 나도 모르게 챙이 넓은 모자와 선글라스를 끼고 수영을 시작했기 때문에 배영 말곤 딱히 할 수 있는 영법이 없었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빙빙 도는 독수리가 내가 죽길 기다렸다. 동물원 독수리 우리가 생각났다. 너댓마리의 독수리와 닭이 함께 살았다. 닭이 먹이인 줄 알았는데 독수리는 죽은 동물만 먹는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닭이 함께 사는 중이었다. 아직 수영을 하는 난 살아있는 닭이었다. 멈추지 않는 이상 독수리의 먹이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힘들고 얼굴은 뜨거웠다. 드디어 뽀족 솟은 섬에 도착. 모든 사람들이 바라보기만 하고 손바닥 위에 올려두고 사진을 찍는 그 섬에 드디어 도착했다. 물론 몸음 아직 물 속에 거의 다 잠긴 채였다. 아 따거. 손 닿는 곳은 모두 뾰족한 굴껍질뿐이었다. 에고. 여기서 쉴 수도 없군. 다시 하늘을 보고 수영을 한다. 해는 따갑고 독수리는 빙빙 돈다. 



돌아오니 아들은 여전히 해변에서 둥둥 떠오는 마디가 부풀어오른 괴상한 나뭇가지들을 모으는 일에 빠져있었고 아내는 더 시원한 그늘로 이동해 있었다. 다시 배로 돌아갈 시간. 가자!



배에 도착해 돌아가는 길에 작은 섬 주변에 정박했다. 30여 미터 떨어진 섬에서 쉬란다. 어떤 사람들은 수영을 해서 갔고 어떤 사람들은 카약을 타고 갔다. 수영을 해서 도착하니 텐트가 두 동 보인다. 한창 현지인이 텐트에 팩다운을 하고 있었다. "이거 니가 잘 텐트야?"
"아니 이건 오늘 허니문을 위한 텐트야" "그럼 이 섬에 신혼부부 둘만 오늘 밤 있는 거야?"
좋은 추억거리가 될 것 같다. 팡아만 외딴 섬에서 단 둘이 무인도에서 보내는 하루라니. 해변에서 보니 배에서 쓸쓸히 있을 와이프가 걱정된다. 다시 배로 간다. 힘들다. 오늘 하루 수영을 너무 많이 한다. 와이프를 데리고 카약을 이용해 다시 섬에 도착한다. 아들은 자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배에있던 한국인 아주머니가 우릴 부르신다. 아이가 일어났단다. 다시 카누를 타고 배로 간다. 막 잠에서 깨어난 아들은 심술이 나있었다. 수영 시켜주려 물로 데리고갔더니 그마저도 불만이다. '칫. 그러니까 누가 자래?' 


모든 일정이 끝나고 선착장으로 다시 돌아왔다. 와이프는 지쳤고 아들은 피곤해했다. 선착장에서 미니 버스가 있는 곳까지 족히 500미터는 되보였다. 솅떼우가 보이길래 얼른 가서 물어봤다. 못 태워준단다. "돈 낼거야. 그리고 우리 와이프 임신했어 보이지? 엄청 피곤해하거든"
안된단다. 포기하고 돌아서는데 갑자기 타란다. 와이프와 아들을 얼른 태운다. 돈은 안 내도 된다네. 올레!! 
솅떼우가 출발하고 혼자 터덜터덜 걷는다. 해는 따갑고 몸은 피곤했지만 둘이 편하게 갔으니 됐다. 


집결지엔 미니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까타 럭키 빌라를 외치니 날카롭게 생긴 아저씨가 부른다. 맡겨뒀던 집을 싣고 푸켓에서 세 번째 숙소로 향한다. 기다려라 까타 비치! 

임산부에게 스피드 보트는 위험하다 했지만 사실 더 위험한 건 이 미니버스였다. 얼마나 난폭 운전을 하시는지 운전석과 아내의 배를 번갈아 쳐다봐야했다. 


까타비치 kata beach 라는 표지판이 보이고나서 얼마 후 우리 리조트에 도착했다. 체크인도 순조롭고 룸으로 이동하는데 리셉션과 룸이 너무 멀다. 짐을 날라준 분에게 로비로 전활 걸어 방을 바꿔줄 수 없겠냐고 물어봐달라 부탁한다. 가까운 곳으로 룸이 재 배정됐다. 신 난다. 일이 술술 풀린다.

까타 럭키 빌라는 kata lucky villa 풀 억세스 룸 pool access room이 장점이다. 발코니 창을 열면 바로 수영장이다. 덕분에 까사 집 게스트하우스에서 랜턴 리조트를 거쳐 럭키빌라까지 룸이 업그레이드 되는 느낌을 주며 여행 후반에 이를수록 가족들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었다.  

배가 고팠다. 여행에서 배고픈 걸 빼면 무슨 중대한 일이 있을까도 싶었다. 밥 먹는 곳 찾는 게 일이다. 호텔에 마련된 셔틀버스를 (이건 툭툭이 같이 생겼다.) 이용해 까타비치까지 이동한다. 마침 석양이 붉게 해변을 물들이고 있었다. 



셔틀버스 운전자가 추천해준대로 해변 바로 옆에 보이는 엣비치 레스토랑 @beach 에서 음식을 주문했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음식은 훌륭했다. 난 푸팟뽕커리를, 아들과 아내는 피자와 팟타이를 먹었다. 여행이 끝날 때까지 내가 먹은 음식 중에서 이곳 푸팟 뽕 커리가 최고였다. 



싱아 비어도 하나 시켜먹고 훌륭한 저녁을 마쳤다. 열심히 검색하던 아내는 이곳 까타 비치에선 팬케익을 먹어야 한다며 찾아보라했다. 먼저 일어나 환한 도로로 나간다. 멀지 않은 곳에서 펜케익을 파는 아낙을 발견했다. 그 솜씨가 최고였다. 


우리나라 달인을 발굴하는 프로에 나오면 딱일 것 같았다. 빠르기와 정확도에서 아마 세계 최고 수준이 아닐까 싶었다. 우린 바나나 맛 펜케익과 초콜릿 맛 펜케익을 하나씩 사들고 숙소로 걸어왔다. 

나와 아들을 걸을만 했지만 아내는 힘들어했다. 뱃속의 아이가 컸고 도착한 날부터 다리의 붓기가 빠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려 맥주를 샀다. 밤은 평화로웠고 이상한 새 소리가 밤새 들렸다. 
어쩌면 두꺼비나 개구리 종류였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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