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재데크 셀프시공하기 첫 날
일단 날이 시원하니 밖 작업이 좋겠다. 이 시원함은 금새 사라지고 무더위가 시작되면 외부 공사는 고역이 된다.
오늘의 일꾼은 역시 나 혼자... 일줄 알았는데 와이프께서 두 아들과 함께 김밥을 싸오셨다. 우앙. 힘 난다.
지난주 큰아들이 어느 정도 모양을 만들어 논 데크자리의 윤곽을 이제 집도의가 나서서 정리를 해보려 한다.
이곳엔 컨츄리매너블럭을 놓고 상부엔 현무암판석을 깔 작정이다.
철근으로 기둥 세우기
바닥의 높이를 보기 위해선 기둥을 세워야 좋다. 예전 고대인들은 입주의식이라고 해서 신성한 장소에 기둥을 세우곤 했다. 우리집 건축에서도 큰 일을 해내야 할 땐 작은 기둥을 세우는 일이 반복되는데 이번엔 80cm 정도 되는 작은 천근조각으로 그 역할을 대신했다. 철근에 실을 걸고 다른 철근들을 거치며 수평의 실을 걸어줘야 하는데 사실 레이저레벨기가 없으면 많이 어렵다. 물수평으로 레이저레벨기를 대신할 수 있지만 두 사람이 없다면 여간 힘들 수도 있다. 일단 레이저레벨기가 있다면 어려운 일은 아니다. 레벨기가 찍히는 지점에 줄자 끝을 대고 내려 원하는 위치에 똑같이 표시를 하면 된다. 레이저레벨기가 원하는 위치보다 높다면 레벨기의 빛이 닿는 곳에서 15cm를 내려 표시를 하고 그 옆 철근에도 똑같이 15cm를 내려 표시하면 수평을 마킹할 수 있다. 철근에 표시하는 데엔 전선 조각이나 케이블타이가 유용하다.
처음 하는 일이라 막막했지만 일단 행동하면서 노하우가 쌓인다.
일을 거듭하면 결국 다른 이들에게 나눠줄 경험이 생겨난다.
실을 걸었으면 원하는 바닥까지의 길이를 정하고 바닥면을 만들어나간다. 실이 표시하는 건 데크의 높이다. 데크의 바닥면이 50cm라면 실에서 그 높이를 측정하면서 바닥을 잡아나가면 되는 것이다. 말은 쉬운데 실제론 어렵다. 삽질이 꽤나 힘들기 때문이다. 처음엔 굴러다니는 100미리 관을 놓으며 수평을 잡는 뻘짓?? 을 했다. 계획은 좋았으나 상상과 실천은 매우 달랐다.
아... 이건 아닌데...
그러다 드디어 생각해냈다. 나무토막!!!
일단 눈대중으로 바가면을 대략 까거나 덮어가며 높이를 맞춰준다. 세밀할 필요가 없다. 주변보다 너무 툭 튀어나오거나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삽으로 정리하면 된다. 그 다음에 이 나무토막이 힘을 발휘한다. 위 사진처럼 세로로 세워 바닥면의 높이를 확인한다. 물론 이 나무토막은 줄자로 정확한 높이를 재고 절단한 나무다. 이 높이만큼 데크의, 화단의, 경계의 벽면이 만들어진다고 보면 된다. 줄자를 대신해 직관적으로 높이를 재 주니 효율이 높다. 그 이후 이 막대를 눕혀 바닥면을 골라준다. 바닥을 미장한다고 보면 좋을 것이다. 스윽스윽 긇으며 높이를 확인하면 금새 깨끗하고 높이가 균일한 바닥이 만들어진다.
하찮은 나무토막 하나가 이렇게 일을 편하게 만들어 준다.
때문에 사람은 하찮을 수가 없다. 상대를 잘못 보고 있을 뿐이다.
헤머드릴로 딱딱한 땅 쉽게 파기
사진에 자동차가 세워진 곳은 원지반과 표층이 가깝다. 다시 말하면 꽝꽝한 땅이라는 뜻이다. 삽질을 하다 손목이 다 나가는 땅이다. 돌도 많이 박혀있고 땅이 워낙 단단해 삽이 좀처럼 들어가질 않는다.
여기서도 잔머리를 굴린다. 아! 나한테 헤머 드릴이 있었지?
거실 바닥 방통을 친 후 중앙부가 솟아버려 거실 바닥의 수평을 위해 사 둔 해머드릴이 활약한다. 삽질보다 10배는 더 쉽게 땅을 비집고 들어가 땅을 헤집어놓는다. 이건 해보면 느낌이 온다. 깊이 박고 살짝 누르거나 드는 방향으로 제끼면 지진이 나 땅이 갈라지듯 그 딱딱했던 표층이 분리되어버린다. 덕분에 데크 시공을 계획하고 있는 약 40미터 둘레의 땅을 모두 고르고 평을 맞춰둘 수 있었다.
이제 컨츄리매너블럭을 주문하면 된다. 견적을 받아봤더니 알았던 가격보다 훨씬 저렴해서 마음을 굳힐 수 있었다.
크레타 블럭과 고민했는데 내무부장관께서 컨트리매너블럭이 훨씬 이뻐보인다고 해서 지갑을 더 열어 볼 생각이다.
그런데 드디어.... 그 일이 벌어졌다. 통장 잔고가 찰랑찰랑 바닥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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