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된 아기 잠투정이 심할 때 대처방법.
우리집은 아들이 둘이다.
큰아들은 7살, 둘째는 이제 100일이 조금 지났다.
첫째를 길러내며 육아에 어느정도 달련되었다고 생각했었지만
둘째는 또 달랐다. 아직 어린 시기지만 행동과 반응에서 형과는 다른 면모를 보였다.
기질이 다른 것이다.
첫째가 사내다운 거친 기질이 다분했다면 이녀석은 꽤 부드러운 부류에 속했다.
생후 열흘쯤 지나면서 하룻밤에 두어번 깨어나는 기적을 보여주어 우리 부부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첫째는 매시간마다 일어나 목청껏 울어대며 세상에서 잠 못 자는 고통보다 더할 게 뭐 있을까 싶은 생각이 매일 반복되게 했지만 둘째는 그나마 어느정도 수면시간을 보장해 주며 고생한 보람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러나 50일이 지나며 이녀석이 돌변했다. 형을 닮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하룻밤에 4~5번을 깼다. 첫째의 악몽이 되살아났다.
첫째로 힘들어하자 누구는 100일만 지나면 괜찮아진다고 했고, 누구는 1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고 했다.
그러나 첫째는 두돌이 되도록 밤새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우리가 첫째가 시간마다 깬다는 하소연을 하자 오버한다고 생각했던 이웃 엄마는 내 출장기간동안 우리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곤 혀를 내둘렀다.
일곱살이 된 첫째는 그 고생을 아는지 모르는지 눈 한 번 붙이면 아침에 깨우는 게 일이 될정도로 잠을 잘 자는 착한 어린이가 됐지만 둘째는 우리 부부를 공포로 몰아놓고 있었다.
해결책을 생각하던 중 나 자신으로부터 힌트를 얻었다.
고된 하루를 보내면 잠이 그렇게 간절하고 맛있을 수밖에 없었다.
꿀잠엔 정신적인 노동보다 육체적인 활동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그동안 아기는 어떤 생활을 해왔을지 분석이 우선 필요했다.
대부분 시간 누워있다.
운동이랄 것 없이 누워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게 전부였다.
어떤 때는 스윙에 누워 어떨 때는 침대에, 조금 후엔 거실에 누워 여기저기를 살피다 지루해지면 울어버리는 시간의 반복이었다.
아이와 산책을 나가는 건 우리 부부가 부지런을 떨며 매일 실행하는 일과 중 하나지만 큰아이를 포함한 우리들의 운동시간이었지 아기는 그저 유모차에 누워 멀뚱멀뚱 세상을 바라보는 게 다였다.
이녀석, 잠을 안 자는 이유가 피곤하지 않아서였다.
그래서 바로 실험에 나섰다.
아이와 몸으로 놀아주기.
우선 30분을 열심히 몸으로 놀아줬다.
포인트는 아이도 에너지를 쓰게 만들어야 한다.
누워만 있던 녀석을 세워주고 앉히고 엎드리게 했다. 내 신체를 이용해 기대고 지지하게 만드니 이녀석 꽤 힘을 썼다.
팔도 다리도 많이 움직였고 고개를 들고 좌우로 움직이는 행동도 활발하게 했다
내 자세도 이러지리 바꿔야했고 근육들이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점점 힘이 들었다.
아무리 아기라지만 체중이 있으니 마냥 쉽기만 한 게 아니었다.
30분이 지나고 잠시 아기를 눕혀놨다.
이녀석 잔다.
ㅎㅎ.
퇴근하고 또 놀아주기 시작했다.
누워서 들어올리고 가볍게 레슬링도 한 판 하고 댄스타임도 갖고...
50일 이후로 잘 안 보여주던 함박웃음과 꺄르르 웃는 아기의 웃음소리도 터져나왔다.
잘 안 쓰던 근육과 관절들을 쓰게 유도해주니 오전보다 제법 힘도 쓸 줄 아는 듯 보였다.
그렇게 저녁시간을 보내고 우리 가족은 잠이 들었다.
그날 둘째는 이른바 통잠을 잤다. 밤새 한 번도 깨지 않았다.
아침을 맞이하는 와이프의 표정에서도 미소가 번졌다.
밤새 수면을 방해받아 아침부터 힘들어하던 와이프의 표정에서 피곤함이 물러난 건 오랜만이다.
이제 둘째는 잠을 잘 잔다.
와이프가, 내가, 첫째가 둘째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
확실히 표정도 밝아졌다. 둘째뿐만 아니라 우리가족 모두의 표정이 폈다.
피곤함이 사라지자 더 많이 놀아주고 유대감과 만족감이 함께 높아지는 선순환이 시작됐다.
그전까지는 악순환이었다.
피곤-> 방치 / 짜증 -> 아기의 스트레스 -> 칭얼거림과 수면방해 -> 부모의 피로 -> 방치/ 짜증....
여기에서 고리를 하나 바꾸니 긍정적인 순환이 시작됐다.
완전히 해결된 건 아니다.
육아의 가장 큰 적을 물리쳐야 한다는 숙제가 남았다.
다름아닌 스마트폰이다.
아이와 놀아주면서도 스마트폰으로 날라온 메시지가 신경쓰여 멈추길 몇번인지 모른다.
와이프도 수유중일때까지 아이가 아닌 화면에 눈을 고정하고 있다.
아이의 해맑던 표정이 무펴정으로 바뀌어 간 데에는 이런 이유가 가장 컸을 것이다.
일상으로 침투한 스마트폰을 어떻게 빼내야 할까? 그게 내 고민이자 우리 아기의 고민일 것이다.
아마 이런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까?
'저건 뭐길래 엄마 아빠가 심지어 형까지 저렇게 아끼고 사랑하는 걸까? 부럽다.'
현대 육아에 가장 큰 적은 스마트폰이 아닌가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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